2009년 11월 27일 금요일

괭이갈매기 울 적에 제22화까지

새삼스레 애니 중간감상평. 조만간 2010년 1월신작을 정리해야 되는데...

(우하하, 2010년이래. 2010년이래! 그런데 왜 우리는 아직 지구에 있는 거지?)

 

 

 

 

 

원래 이 작품을 즐기는 방법은 '수용'이 아니라 '추리'인 듯히며
그것은 시청자가 끊임없이 화면 속의 영상을 부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됩니다.
내 앞에 펼쳐지는 살육영상은 모두 허상. 우리는 죽음이라는 어쩔 수 없는 결과만을 가지고 왜 이 죽음이 발생했는지 설명해야 한다, 아까 본 영상은 모두 잊어라.

 

그렇다면 이 작품의 애니화는 발상 자체가 대실패입니다.
애니메이션이란 허구의 화면을 실제상황인듯 착각하여 즐기는 것이기 때문이지요.
애초에 '나는 적극적으로 이 화면이 참이라고 착각하여 보겠다'는 암묵적 동의를 얻은 상태리는 것.
이 작품의 '부정하라, 의심하라'는 대전제 자체가 시청자에게는 반칙이 됩니다.
때문에 베아트리체와 바토라의 "적(赤)으로 답하라!"라느니 하는 대화도 너거뜰 당췌 뭔소리여 하고 멍때리고 보는 세월이 이어졌지요.

 

사토링이 그레텔로서 참전하고, 밍구같던 킨조가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새 에피소드가 시작됐지만 기대는 별로 없음. 그저 지금까지 본 의리로 엔딩만 기다리며 이어갈 뿐.
지나고 보면 추리 호러 싸이코 모에물 <괭이갈매기 울 적에>의 추억은 오오하라 사야카 상의 깨는 웃음소리만이 남을 것 같아 애잔합니다.


 

콘 치아키 감독. 꼭 댁 책임만은 아니겠지만 우리 당분간 만나지 마십시다.ㅠ.ㅜ

댓글 3개:

  1. 아닙니다. 적어도 괭이갈매기 울 적에 애니메이션을 즐기는 방법은 '추리'가 아니라 '수용'이 맞습니다.

    스토리를 전혀 알 수 없는 구성이어도 그러려니하고 수용. 대사가 뭔가 전혀 맥락없이 이어져도 그러려니하고 수용. 앞뒤 장면이 하나도 안 이어져도 그러려니하고 수용. 이윽고 수용의 경지를 넘어 포용으로, 시청자가 대오각성하여 몸안에 사리가 생기도록 하는 것이 이 애니의 진정한 목표!!! 2010년이 되면 전인류가 LCL용액에 녹아드는 것도 꿈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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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SeaBlue - 2009/11/27 23:16
    그렇군요. 넋놓고 뇌를 열어놓고 보던 초반기 시청행위가 올바른 거였군요. 그동안 작품을 조금이라도 이해하려고 용을 썼던 짓들은 별로 의미가 없는 거였군요. 하긴 제작진도 딱히 이해를 하고 만들진 않는 것 같아 보이니까요. 시청자 우민화 정책에 앞장서는 무서운 작품! 뇌세포는 이미 LCL 용액에 녹아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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