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2월 28일 일요일

주인님과 개 1&2 (ご主人様と犬 1&2)

가이오우 카즈사 : 야스모토 히로키 상
타이라(犬) : 유사 코지 상
안자이 마모루 : 키시오 다이스케 상
타카기 쿄스케(犬) : 스기타 토모카즈 상
아사다 치하루 : 히라카와 다이스케 상
오오바 모토무 : 하타노 와타루 상
오쇼 대표&마모루 아빠&경관&택시운전수 : 아오야마 유타카 상
택배원 : 야마나카 마사히로 상
유야&카즈키&청년 : 코우노 히로시 상
여사장&타카기 부인&마모루 엄마 : 미즈오치 유키코 상
유마&마모루 여동생&여성A : 타카구치 사치코 상
풍속녀&아가씨&여성B : 카메오카 마미 상
카세&여성C : 쿄 아야카 상


원작 : 오니즈카 츠야코 (리브레 출판)
일러스트 : 몬치 카오리
제작 : 아티스
상품번호 : ATIS-031 & ATIS-043
발매일 : 2008년 10월 28일 & 2009년 7월 28일
수록 레포트 : 1 & 2

수록 후 인터뷰 : 1 & 2


 

 

 

 

 

 

 

타이라의 경우
나는 볼품없는 잡견. 비오는 날 주인님이 날 줍고는 평범하다는 뜻의 '타이라'라는 이름을 주셨다.
주인님은 호스트바 '오쇼'의 넘버원. 이리 보고 저리 보아도 멋지기만 하다.
주인님은 다 쓰러져가는 아파트 1층 층계참에 날 묶어놓고 키우신다. 원래 애완동물 기르면 안되는 아파트인데 주인님이 무서워서인지 아무도 뭐라 하지 않는다.
주인님은 여자는 믿지 않고 남자는 딱 질색한다. 살갑게 대해 주는 남자라곤 날 산책시키면서 만난 빈티 대학생 마모루 정도다. 걔도 너무 예쁘게 생겨서 남자같지 않아 보여 그러시는지도 모르지.
몹시도 세차게 비가 오던 밤 주인님은 날 집안으로 들여 주셨다. 원나잇하러 따라왔던 여자가 질색을 하자 주인님은 그 여자를 내쫓아 버리고 나랑 주무셨다. 그리고 그날 밤, 믿을 수 없는 일이 생겼다…!

 

타카기 쿄스케의 경우
나는 그레이트 덴 월드챔피언의 아들. 우리 엄마는 난산 끝에 죽었다. 엄마 주인은 내가 너무 커서 챔피언 종자를 몇번 더 뺄 수 있었는데 그만 죽어버렸다며 화가 뻗쳐 날 말도 안되는 헐값에 팔아치웠다.
주인인 타카기 부인은 내게 쿄스케라는 이름을 붙여 주고 많이 예뻐해 줬지만 점점 자라자 대형견인 날 산책시키기에도 벅찼고 집을 팔고 딸네로 들어가기로 되어서 눈물을 머금고 새 주인을 찾아 나섰다. 그애가 마모루.
마모루는 원래 고등학교 동창한테서 귀여운 파피용 강아지를 분양받기로 했었지만 가족들 허락을 얻는 사이에 파피용이 다 새주인을 찾아서 미안하게 여긴 동창 여자애가 마모루를 타카기 부인에게 소개시켜 준 것이다. 마모루는 다 큰 대형견인 날 키우기엔 집도 좁고 사료값도 감당할 수 없다고 했지만 타카기 부인이 사료값 일체를 부담하겠다고 나서 주어서 무사히 마모루네의 가족이 되었다.
지금 말하는 건데, 난 마모루를 보자마자 생각했었다. 내 주인이다. 또… 내 암컷이다.

 

 

애완동물이 사람으로 변해서 사랑하는 주인님과 러브러브하는 이야기는 이 바닥에서 새삼스러운 소재는 아닙니다. 이 소재가 수간 취급 받지 않는 방법은 하나밖에 없죠. 사랑이라는 감정을 얼마나 진정성있게 들려주느냐. 아베 상은 CD 두 장 넉넉하게 쓰면서 카즈사가 타이라에게 홀릭하는 과정을 충실히 그려줍니다. 첫눈에 반했으니까, 라든지, 나도 잘 모르겠지만 끌리는 마음은 어쩔 수 없어, 라든지 하는 자기 편할 대로의 결론을 내는 게 아니라 일반커플의 러브스토리처럼 반했다가 등돌렸다가 다시 만났다가 자문자답하다가 타산도 맞춰보고 애도 태워보고 하는 과정 전부 다요. 야스모토 상과 유사 상의 목소리에 넋이 나가 듣지 않았다면 좀 지겹다는 느낌이 들었을지도 모르겠네요.


시리즈 2작 다 2CD인데 1작은 대부분 타이라 커플의 이야기고 2작은 타이라 커플과 쿄스케 커플이 한장씩 나눠 가집니다. 그러고도 타이라 커플은 아직 결론이 안 났어요. 초장부터 세게 나가서 주인님을 잡숴 버린 쿄스케 커플에게 남은 벽은 그레이트 덴 종의 짧은 수명 정도겠습니다만.

 

두 마리의 개가 사람으로 둔갑하는데, 실외견과 실내견의 차이가 재미있네요. 밖에서 줄에 묶여 키워졌던 타이라는 사람이 되어도 뭐 하나 제대로 할 줄 아는 게 없지만 실내에서 사람들과 함께 생활한 쿄스케는 인터넷 쇼핑도 합니다. 마모루 옷갈아입는 것을 잘 지켜봤다면서 옷도 혼자 잘 입고요. 타이라는 덜 떨어진 잡견이니까-식으로 묘사되었지만 작가는 아마 실외, 실내의 차이점까지 생각한 것이 아닐까 망상해 보았어요. 호스트업에 종사하는 카즈사의 업계생활을 묘사한 걸 들으면서 이 샘 공부를 참 많이 했구나 하고 느꼈거든요. 이 바닥에서 호스트 소재라면 차고 넘치지만 이 정도로 업계 분위기를 생활감 있게 그려낸 작품은 드물지 않을까 해요. 공부가 모자란 작가의 호스트 클럽 묘사는 꼭 어느 이세계에 있는 별천지 같잖아요.

 

 

타이라 역을 맡은 유사 상의 연기에 감탄. 더듬더듬 힘겹게 단어를 엮어가는 연기가 아주 힘드셨다고요. 사실 동물의 의인화 연기는 바보연기랑 한끝차입니다. 그 한끝을 잘 피하셨어요. 과연 깅가 아버님. 개일 때의 방백도 아주 귀엽습니다. 우리 주인님 울트라 짱 멋져 하고 정줄 놓고 바라보는 연기는 사심이나 꾸밈이 하나도 안 느껴지죠. 인간이 된 상태에서도 본질은 개인 처지를 슬퍼하며 주인님에게 닿을 수 없는 안타까운 심정이 절절히 느껴집니다. "난 타이라, 당신이 좋아요. 그것만으로는 안돼나요?" 흑흑 꿋꿋한 놈, 개껌 줄게….


야스모토 히로키 상은 드라마시디 메인으로는 처음 듣는데 포스가 엄청나네요. 카리스마 넘버원 호스트라는 명함이 전혀 어색하지 않습니다. (니시 상이 『사랑은 장밋빛 키스』에서 '나 카리스마 넘버원 호스트' 했을 때는 뿜었…;) 쌈마이처럼 저렴하거나 폭력적인 카리스마가 아니에요. 스물다섯이라는 나이설정은 에러지만. 열 살 차이나는 유사 상과의 커플링에서도 훌륭한 지배력을 보여주십니다.


쿄스케 역의 슥상은 처음에 주인님을 다짜고짜 자빠뜨릴 때는 한살짜리가 뭐 이러냐 놀랐는데 뒤로 갈수록 주인인 마모루가 초딩틱해지면서 같이 수준 내려간 결과 제법 귀여운 토닥토닥 커플이 되었습니다. 의상 및 패션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는 바 마모루가 후줄근한 추리닝 입고 있는 꼴이 영 마음에 안 드는지 의인화에 익숙해져서 취직해 돈 많이 벌어서 마모루 때때옷 사입혀주는 것이 꿈. 이런 장한 놈, 개껌 줄게….


마모루 역의 다이삭은 처음에는 목소리도 연기도 너무 참하더니만 역시 30분을 못가네요. 다이삭 까불링 파워가 나오고 맙니다. 아베 상이 캐스팅하는 다이삭 캐릭은 거의 분위기가 이렇지 싶어요. 그걸 바라고 캐스팅하시는 건지. 2에서 베드씬이 너무 길어서 숨 넘어가는 줄 알았습니다. 이제 저런 거 하려면 홍삼 먹어야 할 나이인데.


그 외에도 히라링과 와탈이 양념캐릭으로 나오십니다. 동물병원의 의사선생님과 스탭 역인데 히라링과 너무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3작에서는 이쪽 팀도 본격적으로 사연을 들려 주었으면 좋겠네요.

 

 

프리토크 중 개의 지능에 대해서.


스기타 : 개에게도 인간 3, 4세 정도의 지능이 있습니다. 우리 나오지는 TV에서 제 목소리가 나오면 찾는대요. 어라? 토모카즈 어디 있지? 하면서.
키시오 : 호오~.
스기타 :그러면 할아버지가 문답무용으로 스모 같은 걸로 (채널을) 바꿔 버리죠.
키시오 : 헤헤헤헤헤헤;

 

스기의 가족 토크 중에선 집에서 사랑받고 있다는 내용이 하나도 없어. 일부러 그러는 거야? ㅇ<-<

 

 

 

 

 

집에서도 행복한 거지? 그렇지? ㅠㅠㅠ

 

 

 

 

 

 

 

민정아 무슨짓을 한거니

 



게데바니쉬빌리, 사라마이어, 카로, 세바스티엔, 사라 헤켄 다 네 밑이구나.
시니어 2번째 무대에서 뭔 짓을 한거니.

 

2010년 2월 25일 목요일

전국BASARA2 칠흑! 혼노지의 변 (戦国BASARA2 〜漆黒!本能寺の変〜)

다테 마사무네 : 나카이 카즈야 상
사나다 겐지로 유키무라 : 호시 소이치로 상
카타쿠라 코쥬로 : 모리카와 토시유키 상
오다 노부나가 : 와카모토 노리오 상
아케치 미츠히데 : 하야미 쇼 상
오이치 : 노토 마미코 상
나레이션 : 와타나베 히데오 상

 

원작 : 캡콥
발매 : 소니

상품번호 : SCDC-571
발매일 : 2007년 10월 24일

 

 

 

 

 

 

 

아자이와의 아네가와 전투를 승리로 장식하고 오다 노부나가를 치러 쿄토 혼노지로 향하는 다테 마사무네. 그리고 미카타하라 전투에서 토쿠가와를 이겼으나 아케치 미츠히데의 술수로 큰 부상을 입은 타케다 신겐을 남겨두고 혼노지로 달리는 사나다 유키무라.


혼노지의 오다 노부나가는 외부경계를 허술하게 풀고 적을 안으로 끌어들여 몰살시키려 자리를 잡는다. 쳐들어온 다테 마사무네를 맞은 자는 그의 동생 이치. 아네가와 강가에서 서로의 이름도 모른채 마음을 터놓았던 두 사람은 각자가 그리는 꿈을 위해 맹렬히 맞선다.


외견적으로는 연승이지만 실상은 아자이, 토쿠가와, 노히메, 이치 등 곁을 지켜주는 자를 하나씩 잃어간 형국이 된 오다 노부나가. 이는 모두 아케치 미츠히데의 계획대로였다. 다테군과 사나다대가 혼노지를 침입한 순간에 발맞추어 모반을 일으킨 미츠히데. 적은 혼노지에 있다. 혼노지가 불탄다.


투지를 불태워왔던 마왕 대신 새로운 적과 마주하게 된 다테 마사무네와 사나다 유키무라. 지금이야말로 War Dance!

 

 

자세한 사료가 남아있지 않아 더욱 역사오덕들의 망상을 불태우는 혼노지의 변입니다.
애니판에서는 내용이 달라졌었죠. 드라마시디에서는 아쉽게도 전국최강 타다카츠 로봇이 없지 말입니다. 하긴 오셨대도 CV도 없습니다.
유키무라와 코쥬로가 그로울링하며 싸울 때 '님들 그런 사이 아니잖아'라고 생각한 건 썩은 뇌 탓.
마사무네와 이치의 대결은 가슴이 아팠어요. 마이 아팠어요. 다음 생엔 마왕 동생 같은 걸로 태어나지 말고 서점집 딸로 태어나서 성우나 하길 바랄게요.
와카모토 아버님의 사람 심장 들었다 놨다 하시는 연기에 땀 삐질댔지만 쇼사마의 미친놈 연기에는 생리적으로 먼저 오싹함이 왔어요. 강한 놈은 미친 놈한테 못이겨요. 강하면 뭐해요. 아무려나 쟤는 미쳤잖아요. "저에게도 상처를 입혀 주십시오." 아, 혁대로 때려드리고 싶어요.
마사무네와 유키무라는 승리의 깃발을 올리고 집에 갔지만 아무튼 이 드라마시디는 미츠히데 거예요. 완전히 지배하셨어요. 그 목소리 듣고 얼마나 요상한 기분이 드는지 귀에 칫솔질하고 싶잖아요.

 

게임판 드라마시디 중에선 미카타하라 전투와 세토나이 전투를 아직 못 들었네요. 애니판은 들은 게 전무. 언젠간 들을 수 있을까. …근데 애니판에선 토요토미군이 안 나온다. orz

 

 

 

2009년 3월 26일 바사라디오 중 호시 상의 인상적인 멘트.


"아직도 마이크 앞에 가면 떨려. 프로인 사람들이 잔뜩 있잖아."
이봐요!

 

"의자로 오면 괜찮아."
이봐요!

 

 

 

 

게임 전국바사라 프로듀서 코바야시 히로유키 씨. 어젯밤에 술 많이 드신 오키아유 상인줄 알았네요.

 

 

 

 

 

 

첫사랑에 실패만 안했으면 너만한 딸이 있는 연느님께.
십년만 더 타주세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2010년 2월 22일 월요일

전국BASARA 숙명! 카와나카지마 합전~(戦国BASARA ~宿命!川中島の合戦~)

다테 마사무네 : 나카이 카즈야 상
사나다 겐지로 유키무라 : 호시 소이치로 상
사루토비 사스케 : 코야스 타케히토 상
카스가 : 쿠리타니 나츠코 상
우에스기 켄신 : 박로미 씨
타케다 신겐 : 겐다 텟쇼 상
나레이션 : 와타나베 히데오 상

 

원작 : 캡콥
발매 : 사이클론 디지털콘텐츠
상품번호 : SCDC-461
발매일 : 2005년 9월 21일

 

 

 

 

 

 

 

군웅할거의 전국시대. 다테 마사무네와 사나다 유키무라, 두 젊은 용자의 칼날 끝이 서로를 향해 불을 뿜는다. 힘이 모자란 유키무라가 수세에 몰렸지만 타이밍 좋게 달려온 사루토비 사스케의 원조 덕분에 마사무네를 쓰러뜨리는데…. 정당한 승리가 아니라고 생각한 유키무라는 마사무네의 목숨을 빼앗지 않고 퇴각한다. 유키무라의 뜻과는 달리 창피를 당한 꼴이 된 다테 마사무네는 그날부터 유키무라에 대한 대결심을 불태운다.

 

그로부터 1년 뒤, 타케다 신겐은 우에스기 켄신과의 전투를 위해 하치만바라로 와 있었다. 자신이 이끄는 본진과 유키무라가 이끄는 별동대로써 우에스기를 양쪽에서 압박할 심산이었지만 타케다군이 왔다는 소식을 들은 다테 마사무네가 끼어들려고 한다. 타케다는 마사무네를 견제하기 위해 사루토비 사스케에게 다테 암살명령을 내린다. 한편 우에스기의 시노비인 카스가 또한 같은 목적을 가지고 다테에게로 향하고 있었는데….

 

 

카와나카지마 5회전 중 가장 격렬했다는 제4회전 하치만바라 전투를 다루고 있습니다.

바사라 드라마시디 중 첫작인 바 많은 첫만남이 소개되네요. 마사무네와 유키무라의 첫만남이 가장 중요하지만 회상씬에서 나오는 유키무라와 오야카타사마의 첫만남이나 전국바사라의 로맨스를 담당하고 있는 사스케와 카스가의 첫만남, 카스가의 독백으로 들려주는 카스가와 우에스기 켄신의 첫만남도 흥미롭습니다.

 

우리는 이 드라마시디에서 유키무라가 타케다 신겐에게 "닥쳐, 타케다 신겐 엿먹어라."라고 패악을 부리는 귀중한 씬을 들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더불어 몇 번 나가떨어지자 곧 손바닥 뒤집듯 "오야카타사마, 따르겠사와요"라고 하는 맥빠지는 씬도 들려주십니다. 아휴, 호시 상께 얼마나 잘 어울리는지.
남 암살하러 가는 길에도 연애질을 게을리하지 않는 사스케는 이번에 분량이 많았어요. 카스가와 툭탁툭탁하는 달콤 쌉싸름한 씬도 좋았지만 마사무네에게 큰 부상을 당하므로 사장님의 귀중한 아에기를 들을 수 있습니다. 아파서 하는 아엑이면 어때요. 아엑은 아엑 아니냐고요. 비엘에서도 오야오야 초 여유 세메만 하시니깐 당최 헉헉거리는 소린 못듣잖아요. 다 죽어가면서 힘겨운 숨을 쥐어짜시는데 다테 마사무네 고맙다 소리가 절로 나와요. Hey, Guy. 큰일 해줬어.
타케다 신겐과 우에스기 켄신의 장중한 라이벌리도 멋졌습니다. 카스가도 질투할 만큼 서로를 응시하는 두 장군은 동인지를 절로 자아내는 다테&사나다같이 피부로 느껴지는 뜨거운 집착은 없지만 참으로 깊고도 무거운, 고결한 집착이었네요.

 

대부분 나레이션에 의존했지만 타 드라마시디에 비하면 전술이나 진형에 대한 내용도 좀 나오는 편입니다. 아주 유명했던 전투인가봐요.

2010년 2월 21일 일요일

스기타 이후의 젊은이들을 개인적으로 회고함

제3차 성우붐인 하야시바라 메구미와 그 동료들 이후엔 딱히 제4차 성우붐이라고 명명할 만한 세대는 없습니다. 성우붐이 사그러들어서가 아니라 반대로 매년 신인도 스타도 너무 많이 나와서 말이에요.
개인적으로는 남성성우의 경우 제3차 성우붐 이후~1974년생, 1975년생~80년생, 그리고 81년부터를 각각 한 세대로 나누고 있습니다. 현재 제일 파악에 애먹고 있는 팀이 이 81년도부터의 세대.
일찍 브레이크해서 계속 이어오고 있는 이리노 군 같은 경우도 있고 나이 좀 먹어서 이름이 알려진 호리에 상이나 신짱 등도 있어서 딱 두부 썰듯 나눠지진 않습니다.
아무려나 이 세대 친구들은 본인이 성우팬계를 잠시 떠나 있었을 때 치고 올라온 경우가 많아 정리가 잘 안 돼요. 나 오오후리 안 본 여자야.
그러니 사부작사부작 적어 봅니다.

 

 

 

 

 

1988년 2월 19일생 이리노 미유(入野 自由) 상 (샤프트 소속, 22세, 165-56)
지브리 영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 처음 만남. 당시 직업성우가 아닌 아이들을 기용해서 풋풋함과 리얼리티를 높였다는 평이었지만 이 친구는 이후 직업성우의 길을 걷게 되니 엎어치나 메치나.
은근 오덕들의 덕력증진에 큰 역할 하고 있는 유명 아동극단 해바라기에 4살 때 입단해 소년시절을 온전히 연기에 바침. 꾸준한 노출과 그럭저럭한 인지도 있으나 딱히 기억에 남는 작품은 <디엔엔젤> 정도. 본인이 작품선구안이 나쁜지 매니저가 요상한 일만 물어오는지는 몰라도 아직은 좋은 작품보다 자신이 두드러질 수 있는 작품을 선택하는 경향이 높은 듯.
이 친구 알게 된지가 어언 10년인데 아직도 아는 남성우들 중 최연소. .

 

 

 

1986년 10월 24일생 오카모토 노부히코(岡本 信彦) 상 (프로피트 소속, 24세, 168)
<닌자의 왕>에서 처음 만남. 그 후 성우잡지 연재칼럼과 드라마시디에서 꾸준히 목격. <성검의 블랙스미스>에서 내 새끼 등극. 가녀린 가운데 심이 느껴지는 목소리.
작년에 대학 졸업. 코사장님을 '사부'라 부르며 존경한다는 점에서 싹수가 노랗든지 거물이 되든지 둘 중 하나. 세이그라에서 연재하는 칼럼은 자그마치 스위츠 관련. 키무라 타쿠야가 남자로서 처음 립스틱 광고를 했을 때를 떠올리게 함.
기가 허해 보이나 결코 맹하지 않음. 도리어 가끔 보면 얘 좀 닳지 않았나 하는 느낌마저 드는 야누스적 매력을 가진 인물.
2009년 제3회 성우 어워즈에서 카지 유키 상과 함께 신인남우상 공동수상.

 

 

 

1985년 9월 3일 카지 유키(梶 裕貴) 상 (아트비전 소속, 25세)
어느 드라마시디에서 처음 만남. 어느 작품이었는지는 전 블로그가 털린 관계로 기억 안남.; <흑집사>의 피니언 역으로 귀에 정착.
영원의 공주님 얼굴. 소년보이스 중에서도 날카롭지 않고 둥그런 목소리. 미야타 코키 상에 이어 베드씬 듣기가 미안해지는 성우.
2009년 제3회 성우 어워즈에서 오카모토 상과 함께 신인남우상 공동수상.

 

 

 

1984년 7월 30일 키무라 료헤이(木村 良平) 상 (히마와리 소속, 26세, 170-53)
<나츠메 우인장>에서 깨방정 니시무라 역으로 처음 만남. <에덴의 동쪽>의 타키자와로 내 새끼 등극. 질척임이나 끄는 느낌이 전혀 없는 담백한 목소리. 이벤트 회장에서는 나이에 걸맞지 않는 매끄러운 진행솜씨를 피로하기도. 올백헤어는 상당히 에러라고 생각함.
 

 


1984년 4월 28일생 토요나가 토시유키(豊永 利行) 상 (슈퍼 엑센트릭 시어터 소속, 26세, 162)
<절대소년>에서 처음 만남. 이따금 오카모토 상과 헷갈렸음. 오카모토 상이 네임밸류 올라가면서 구분하게 됨.; 드라마, 영화, 뮤지컬 테니프리 등 잡식성으로 활동하다 최근 애니쪽으로 노선을 잡는 듯. 기본은 헤타레. 가녀리고 조금 개성없이 들리는 소년보이스. 남성우계의 와카테 괴물들이 총집결한 2010년 신작 <듀라라라>에서 주인공 미카도 역을 꿰차 어디까지 해 줄지 기대가 모아짐.  

 

 

 

1984년 1월 15일생 요나가 츠바사(代永 翼) 상 (켄프로 소속, 26세, 163)
드라마시디 <그 날 강을 건너서>에서 처음 만남. 지모 안에서는 그분, 타치바나 신노스케 군과 더불어 3대 미성 성우. 아이 역은 물론 여자 역까지 커버 가능한 울트라 미성. 애칭은 윙그.
2008년 제2회 성우어워즈에서 신인남우상 수상.

 

 

 

1983년 6월 8일생 미야노 마모루(宮野 真守) 상 (히마와리 소속, 27세, 182.5-63)
<오란고교 호스트부>에서 처음 만남. 먼저 알려진 동 작품의 드라마시디 출연진이 워낙 평판이 좋았던 관계로 돌무더기 날아갈 것을 예상했으나 신캐스팅도 새끈하게 빠진 작품 퀄리티와 잘 어울려 성우팬계에 무난하게 인지됨.
이후 애니, 드라마시디, 가수활동, 사진집, 무대활동 등을 미친듯한 페이스로 해나가다 2008년 12월 1일 전격 결혼&임신 발표, 저렇게 일하는데 밥이나 먹고 다니냐는 누나팬들의 걱정이 기우임을 증명. 밥만 먹고 다닌 게 아니라 할 거 다 하고 다녔음.
"애가 느무 어려서 질투는 커녕 그저 놀라기만 했어염. 나중엔 대견하기까정 하더라구요? 오호호." (성우팬 지모씨의 회고)
데스노트, 건담00 등 작품운도 좋아 2008년 성우어워드 남우주연상 수상. 애칭은 마모, 한국 일부에서는 혀짧은 반니.

 

 

 

1983년 11월 11일생 스즈키 타츠히사(鈴木 達央) 상 (아임 소속, 27세, 173-60)
<디어보이스>에서 처음 만났으나 딱히 기억에 남는 연기는 없었음. 그 후 <스키쇼>에서 애니송 가수로서 눈에 확 들어옴. 남성 아이돌 성우의 명산지 아임 소속답게 비주얼은 캐쩌는 편이나 성우로서는 조금 아쉬운 연기력, 퍼스널리티로는 조금 모자라는 순발력. 결정적으로 모든 연기에서 어딘지 찌질한 향기를 풍기는 건 극복해야 할 과제. 원작에서 안 찌질하던 캐릭터도 이 친구가 연기하면 어딘가 찌질해짐. 어쨌거나 남성성우에 대한 평가는 30 이후에. 애칭은 탓층.

 

 

 

1983년 12월 20일생 테라시마 타쿠마(寺島 拓篤) 상 (바오밥 소속, 27세, 166.6)
아직 애니에서 인상적인 만남은 없음. 시모노 히로 상의 인터넷 라디오에서 처음 만남. 그 후 드라마시디 등에서 간혈적인 만남 이어오고 있음. 굵직하고 차분한 목소리와는 달리 비주얼은 큐트. 스기타구미 소속이지만 그간 라디오 토크에서 상식가적인 모습 보여온 바 괜시리 얘는 멀쩡할 것 같은 기대를 품게 함.

 

 

 

1982년 5월 26일생 마에노 토모아키(前野 智昭) 상 (아트비전 소속, 28세)
<도서관 전쟁>에서 처음 만남. 이전에는 외화더빙을 주로 했다고 하나 이 작품을 계기로 애니, 드라마시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해 승승장구중. 도서관전쟁의 도죠 역 오디션은 원작자 포함해 만장일치였다고.
이벤트 활동이나 취재 등의 노출이 손에 꼽을 정도로, 화려한 걸 좋아하는 성품은 아닌 듯. 지모 개인 랭킹 유카타가 어울리는 정직한 남자 넘버원에 등극.

 

 

 

1982년 2월 10일생  호소야 요시마사(細谷 佳正) 상 (마우스 소속, 28세)
2010년 신작애니 <카타나가타리>에서 퍼올린 뉴페이스(저한테는요). 그간의 이력을 봐도 학생, 남자, 누구 형님, A 등이 대부분이어서 이 작품이 하나의 발판이 될 것은 틀림없어 보임.

 

 

 

1982년 3월 13일생 하타노 와타루(羽多野 渉) 상 (81 소속, 28세, 171)
<바질리스크 코우가인법첩>에서 처음 만남. 멀쩡한 허우대와 괜찮은 연기력 보유. 그러나 어딘지 물에 물탄듯 술에 술탄듯 맹한 느낌이 있어 확 끌리지 않음. 그래서 남성우 평가는 30 이후에. 그리고 이 친구도 스기타구미.
사람 좋은 성격과 심히 허술한 방어벽 탓에 이지메라렛코 캐릭으로 굳어지나 이 친구의 이지메 리액션은 헤헤거리기만 해서 재미가 없음. 이미 우리는 호시 상의 봉창 드립과 시모노 상의 폭풍 스미마셍을 겪은 사람들임. 더불어 있어 보이는 분위기 탓에 이지메당해도 별 불쌍하지도 않음.
자국에서는 선배들의 다굴수만큼 많은 애칭이 있으나 한국에서의 애칭은 와탈로 굳어지는 분위기.
2008년 제2회 성우어워드에서 <지구로...>로 신인남우상 수상.

 

 

 

1982년 12월 24일생 카키하라 테츠야(柿原 徹也) 상 (81 소속, 28세, 167)
<프린세스 프린세스>에서 처음 만남. 유치원~초딩1학년을 제외하고는 18세까지 독일에서 보냄. 독일어, 일본어, 영어, 라틴어, 스페인어 5개국어를 하는 멀티링궐로 알려졌으나 안쓰면 까먹는 법. 현재는 독일어, 일본어, 영어만 가능하다고. (3개국어가 어디냐 이 엄친아야)
성우 노토 마미코 상의 팬으로 같은 업종에 투신, 그녀와 커플연기까지 해낸 입지전적인 인물로 유명하나 언어측면에서도 입지전적. 일본으로 귀국했을 당시 일본어는 70% 정도 쓸 수 있는 상태로 정확한 일본어를 배우기 위해 성우학원에 입학, 지금은 잘 팔리는 캇키가 됨.
언제 어디서나 명랑 쾌활, 일에는 바리바리 달려드는 스타일. 이미지는 밉지 않은 찌질이.
2007년 제1회 성우어워드 신인남우상 수상.

 

 

 

1981년 3월 25일 아베 아츠시(阿部敦) 상 (켄프로 소속, 29세)
드라마시디 <그레이스 도어>에서 처음 만남. 조금 건방진 듯한 소년보이스. 현재 <싸우는 사서>에서 목소리 특성 유감없이 발휘중. 이거 하면서 보니 생각보다 나이 먹을만큼 먹어서 놀람.

 

 

 

 

아래는 적어만 놓는 1975년~1980년생들. 1974년생인 쌀집아들이나 스즈도 이젠 어엿한 중견이네요.

 

 

 

 

1980년 2월 20일생 나카무라 유이치(中村 悠一) 상
1980년 4월 21일생 시모노 히로(下野 紘) 상
1980년 10월 4일생 타카기 모토키(高城 元気) 상
1980년 10월 11일생 스기타 토모카즈(杉田 智和) 상

 

1979년 5월 12일생 콘도 타카시(近藤 隆) 상

 

1978년 11월 26일생 후쿠야마 쥰(福山 潤) 상
1978년 9월 30일생 스가누마 히사요시(菅沼 久義) 상
1978년 8월 4일생 히노 사토시(日野 聡) 상
1978년 6월 5일생 콘도 타카유키(近藤 孝行) 상
1978년 5월 13일생 마지마 쥰지(間島 淳司) 상
1978년 5월 4일생 오노 다이스케(小野 大輔) 상
1978년 4월 27일생 타치바나 신노스케(立花慎之介) 상

 

1977년 7월 3일생 타이 유키(泰 勇気) 상
1977년 8월 23일생 미야케 켄타(三宅 健太) 상
1977년 3월 16일생 미우라 히로아키(三浦 祥朗)상
1977년 3월 16일생 야스모토 히로키(安元 洋貴) 상
1977년 2월 17일생 스즈키 치히로(鈴木 千尋) 상

 

 

1976년 9월 9일생 마츠카제 마사야(松風 雅也) 상
1976년 7월 23일생 호리에 카즈마(堀江 一眞) 상
1976년 6월 14일생 미즈시마 타카히로(水島 大宙) 상
1976년 4월 8일생 시모와다 히로키(下和田 裕貴) 상
1976년 4월 2일생 나미카와 다이스케(浪川 大輔) 상
1976년 3월 16일생 노지마 켄지(野島 健児) 상

 

1975년 11월 3일생 나루세 마토코(成瀬 誠) 상
1975년 8월 11일생 타니야마 키쇼(谷山 紀章) 상
1975년 3월 28일생 야스무라 마코토 (保村 真) 상
1975년 1월 28일생 카미야 히로시(神谷 浩史) 상

2010년 2월 20일 토요일

나츠메 우인장 제9권

 

 

 


 

 

충격, 나츠메는 중딩시절엔 냉미남이었다.
아아, 저 스산한 눈빛. 저 아이의 눈화가 되고 싶어요.

 

 

이름을 돌려준 요괴에게는 보따리 내놓으라고 협박당하고 요괴집단에 납치당하고 마토바 저택에 끌려가는 등 수난이 많았던 9권이었습니다.
이런 수난을 겪으면서 나츠메가 아무렇지 않게 주변 동료들에게 도움을 청하는 모습이 인상깊었습니다. 힘든 사람일수록 타인에게 스스럼없이 도움을 청할 수가 없는 법이거든요. 도움을 받아도 해줄 게 없는 현실을 아니까 혼자서만 떠안고 싸안게 됩니다. 옛날의 나츠메처럼.
이젠 '도와줘'니 '부탁해'니 하는 대사가 자연스레 나오는 나츠메. 그래서 여기 야츠하라가 진정 나츠메가 돌아갈 집.

 

 

냥코센세 마다라, 미스즈, 히노에, 소머리중급, 외눈중급이 미도리카와 선생의 권말후기에서 '나츠메 일파(夏目一派)'로 명명되었습니다. 이젠 나츠메도 일진인겨.

 

 

자청해서 나츠메를 구하러 날아온 미스즈가 "내 주인은 좀처럼 이름을 불러주지 않으니까."하는 대사에서 쿠로다 상의 목소리가 자동빙의되어 들려옵니다. 그러지마, 요괴와 인간으로는 비엘 망상하기 싫어.

 

 

 

   

갖고 싶어. 가지면 안돼. 갖고 싶어. 가지면 안돼. 갖고 싶어. 가지면 안돼. 갖고 싶어. 가지면 안돼.

일주일에 하나씩 핸드폰 고리를 잃어버리는 자의 갈등.

2010년 2월 19일 금요일

전국BASARA2 백화요란 오다와라의 역(戦国BASARA2 百花繚乱! 小田原の役)

전국BASARA2 백화요란! 오다와라의 역(戦国BASARA2 百花繚乱! 小田原の役)

 

다테 마사무네 : 나카이 카즈야 상
사나다 겐지로 유키무라 : 호시 소이치로 상
마에다 케이지 : 모리타 마사카즈 상
카타쿠라 코쥬로 : 모리카와 토시유키 상
토요토미 히데유키 : 오키아유 료타로 상
타케나카 한베에 : 이시다 아키라 상
나레이션 : 와타나베 히데오 상

 

원작 : 캡콥
발매 : 해피넷
상품번호 : SCDC-541
발매일 : 2006년 8월 23일

 

한줄감상 : 그분캐릭 나왔어! 그분캐릭 죽었어;

 

 

 

 

 

토요토미 히데요시의 군사 타케나카 한베에는 오다와라 전투를 앞두고 오우슈(奥州)의 영주 다테 마사무네를 복속시키려 하나 다테군의 쌍용은 타케나카가 이끌던 토요토미군을 박살내 이에 대답한다. 토요토미 본군과 합류하기 위해 오다와라 성으로 달리는 타케나카. 그는 이나바야마성 영주 시절에 토요토미에게 스카웃된 후 미래상을 공유하고 서로를 깊이 이해하는 사이가 된 토요토미의 최측근이다.
호죠 씨가 지배하는 오다와라성은 전국시대 최대성 중 하나로, 특히 영광문은 난공불락의 문으로 유명했으나, 토요토미의 원펀치에 모래성 무너지듯 깨지고 만다.

토요토미가 오다와라 성을 접수한 직후 타케다군의 사나다 유키무라가 도전해 오지만 압도적인 힘의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큰 부상을 입고 패퇴, 마에다 케이지에 의해 구출되어 목숨을 부지한다.
한편 타케나카를 쫓아 오다와라로 출병한 다테 마사무네는 진군 도중 사나다 유키무라와 재회한다. 둘이 만나면 할 일은 하나, Let's Party. 그러나 부상을 입은 유키무라를 보다 못한 마에다의 개입에 의해 배틀은 진정되고 다테군은 오다와라로 진격.

토요토미군에 접수된 오다와라성은 타케나카가 만전의 대비를 하고 있었으나 절정의 쌍용에게는 그도 소용없었으니, 타케나카는 코쥬로에 의해 저지당하고 마사무네는 토요토미에게 직접 칼날을 겨눈다. 그런데 그곳에 사나다 유키무라가….


 
전국바사라는 전국시대에 대해 무지해도 목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즐겁습니다. 귀가 풍요로워져요. 그리고 전체적인 연기풍이 평소 듣던 목소리들과는 조금 다르게 어레인지되어서 별식을 즐기는 느낌이랄까요. 오라오라의 나카이 상, 우어우어의 호시 상, 젠틀맨 전문성우인 제왕님도 여기선 훨씬 더 굵직하게 소리를 내 주시고요. 아상 캐릭이 군사라고 해서 또 수상한 캐릭인가 했는데 수상하거나 요사스러운 느낌이 아니라 아주 깨끗하고 올곧은 느낌이네요. 그런데 이런 애들은 오래 못산단 말야;
오키 상의 토요토미 히데요시도 여기서 처음 들었는데 미친듯 굵은 목소리십니다. 오다 노부나가에 뒤지지 않으려고 너무 무리하시는 게 아닌가 하는 망상마저 했어요. 실제 토요토미 히데요시는 왜소하고 요롱이었던 걸로 아는데 하긴 이 작품이 언제 역사적 고증 따졌던가. 그 굵은 토요토미와 맑은 타케나카가 미래에 대해 대화하는 씬은 이질적인 두 목소리의 멋진 하모니였습니다.


뜨거운 남자들이 나오는 바 배틀 때 목소리 연기가 굉장합니다. 마사무네 VS 타케나카, 코쥬로 VS 타케나카, 사나다 VS 마사무네, 마에다 VS 마사무네, 토요토미 VS Crazy Guys… 하여튼 우억우억우억. 페이드아웃 처리 하나 없이 죄 끝까지 가면서 성우님들 체력 다 빨아 먹네요.

얼굴만 보면 쌈질하던 두 크레이지 가이가 합심해서 공적을 물리친다는 엔딩은 TV판의 대 오다 노부나가 전을 연상하게 해서 신선미가 좀 떨어집니다. 출시는 이 드라마시디가 먼저지만요. 아무려나 Shup up하고 Let's Party하면 No Problem입니다.

 


 

전국BASARA2 창궁! 아네가와 전투(戦国BASARA2 蒼穹!姉川の戦い)

 

다테 마사무네 : 나카이 카즈야 상
카타쿠라 코쥬로 : 모리카와 토시유키 상
오다 노부나가 : 와카모토 노리오 상
아케치 미츠히데 : 하야미 쇼 상
오이치 : 노토 마미코 상
아자이 나가마사 : 츠지타니 코우지 상
나레이션 : 와타나베 히데오 상

 

원작 : 캡콥
발매 : 해피넷
상품번호 : SCDC-569
발매일 : 2007년 1월 14일

 

 

 

 

 

 

 

다테군은 천하통일을 위해 서쪽으로 진격하던 중 오다 노부나가의 군사 아케치 미츠히데와 격돌, 격렬한 전투 끝에 그를 놓치고 만다.
방향으로 보아 오다 노부나가와 동맹을 맺은 오다의 매제 아자이 나가마사가 영주로 있는 오우미(近江)로 몸을 피했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사실 아자이는 오다와의 동맹을 깨고 에치고를 치던 오다군을 습격한 터였다. 분노에 떠는 마왕은 매제인 아자이를 멸망시키리라 다짐한다.


미츠히데를 쫓아 오우미로 온 다테 마사무네, 오다니성을 눈앞에 두고 숨을 고르던 그날 밤 강가에서 훌쩍이고 있는 묘령의 여인과 조우한다. 오빠가 모두를 죽일 거라며 오빠를 말리러 가야 한다는 가녀린 여인. 그러나 오빠가 너무 무섭다. 어릴 때부터 오빠 말에만 복종해 와 자신의 삶은 없었다.
마사무네는 서투나마 진정을 다해 그녀를 위로해 돌려보낸다. 오빠는 신경쓰지 말고 이제 자신의 꿈을 찾으라고. 그녀가 아자이의 아내이자 마왕의 동생인 이치인 줄은 모르고서.


미츠히데가 오다니성이 아닌 미카타하라로 간 것은 알았다. 오다와 아자이의 동맹이 파기된 것도. 그러나 남의 땅에 군사를 이끌고 들어온 이상 물러설 수도 없다. 다테 VS 아자이의 아네가와 전투가 막이 오른다. 그리고 총대장 아자이 나가마사의 옆에 있는 여인은….

 

 

애니에서는 내탓이오 놀이에 빠진 이치를 좀 한심한 눈으로 바라보았지만 드라마시디에서는 조금 더 이치의 심경을 깊게 보여줍니다. 오빠에게서 벗어나 남편 옆으로 갔다고 해서 그곳이 그녀의 자리도 아니었어요. 결국 그녀를 이해해 주고 존중해 주지 않은 것은 형태는 다를지언정 오빠나 남편이나 그게 그거.

오라오라 다테 마사무네, 의외의 다정한 모습에 두근입니다. "내가 다 해결해 줄테니 말해봐!" 타입인줄 알았더니 담담히 들어주고 등을 두드려주는 타입이었어요. 이치는 그에 힘을 얻어 한 발을 나아갈 수 있었지만 그 힘겨운 한 발로는 마왕에게 아득히 역부족이었지요.

 

쇼사마의 아케치 미츠히데는 수상한 스멜, 와카모토 아버님의 마왕은 위험한 스멜. 짝짝꿍이 맞는 콤비.
이 드라마시디의 특기할 점은 마사무네 VS 코쥬로 배틀이 나온다는 거. 바사라 동인지의 메인커플이 뜨거운 눈길을 교환하며 합을 겨룹니다. 유키무라가 안 나온 섭섭함을 가볍게 상쇄해 주네요.

 

 


우수에 찬 오야카타사마 & 단나.





작은 고백

지금까지 유키무라가 부르짖는 '오야카타사마'가 '親方樣'인줄 알았습니다.
'お館様'였습니다. orz

2010년 2월 15일 월요일

고독한 미식가 (孤独のグルメ)

 

이노가시라 고로 : 코야마 리키야 상
그 외 : 츠지 모모코, 우와가와 에미, 카와즈 야스히코, 야마모토 케이이치로, 후쿠하라 코헤이, 히라이 케이지, 카네코 히데히코, 오오코시 타카코 상

 

원작 : 쿠스미 마사아키
작화 : 타니구치 지로
발매 : 캐러애니
상품번호 : CACD-0013
발매일 : 2009년 9얼 26일

 

트랙

제1화 도쿄도 타이토구 산야의 돼지고기볶음밥
제2화 도쿄도 키타구 아카바네의 장어덮밥

제3화 군마현 타카사키 시의 구운만쥬
제4화 도쿄도 토시마구 이케부쿠로 백화점 옥상의 사누키 우동
제5화 도쿄도 타이토구 아사쿠사의 마메칸

제6화 도쿄도 이타바시구 오오야마쵸의 햄버그 런치
제7화 도쿄도 타이토구 산야의 돼지고기볶음밥 하드보일드 버전
캐스트 토크

 

 

 

 

이 작품을 한마디로 설명하자면 '밥 먹는 이야기'.
그뿐입니다. 수입잡화상을 하는 주인공 이노가시라 고로는 외근 중 배고파지면 눈에 띄는 밥집에 들어가 밥을 먹습니다. 고급 음식점이나 특별한 지식이 필요한 전문점, 희귀한 메뉴가 있는 것도 아닌 정말 평범한 음식점에서. 주문한 메뉴가 나오면 마음 속에서 브리핑을 합니다. 가격 얼마, 야채와 고기를 함께 볶지 않고 고기만 볶아내서 야채를 곁들임. 밥은 양 많음. 고깃국에 건더기가 많아서 밥과 국만으로도 식사가 가능. 냠냠쩝쩝… 맛있다!

 

입속에 태평양이 넘실대니 아침이슬에 영혼이 씻겨나가는 듯한 청량감이니 그런 멘트 일절 없습니다. 한입 먹어보고 식재료의 원산지와 등급을 알아맞추는 괴물미식가도 안 나오고요. 전란통에도 소스단지는 지켜오면서 삼대째 장어소스를 우려내다가 시대의 흐름에 뒤처져 가게를 매각하게 된 절세미모의 여주인이 있는 사연많은 장어덮밥집도 안 나옵니다. 배고픈 자가 있고, 식당이 그곳에 있었고, 메뉴가 있고, 맛있다. 그걸로 끝.


솔직한 감상으로는 그런 게 뭐가 재밌어? 실제로 잡지연재는 단행본 한권 분량 겨우 빼고 끝났고 단행본이 나온 다음 뒤늦게 불이 붙어 인터넷에서 컬트적 인기를 구가. 두 번에 걸친 드라마 제의는 내정된 탤런트가 원작자 마음에 안 든다는 이유로 내쳤다는군요. 드라마시디도 여름에 제2작이 예고되어 있습니다.

아는 일본음식이 얼마 안돼서인지는 몰라도 그렇게 집중해서 듣지는 못했지만 구루메 만화에 흔히 나오던 과장된 액션들이 홀라당 빠진 담담한 분위기는 묘한 매력이 있습니다. 


많은 구루메 만화가 음식의 가치나 도리를 거창하게 떠벌립니다. '가을에서 겨울로 계절이 바뀔 때 먼바다로 나가 새벽 두 시에 손낚시로 잡아야만 진정한 감성돔이야!' '찬 성질의 대나무죽통밥에 똑같이 찬 성질인 수정과를 곁들이다니 이 집 쉐프는 음식의 마음을 뭐라고 생각하는 것인가!' 같은 거요.
반해 이 작품이 주장하는 것은 밥 먹는 자의 행복. 뭐 강하게 주장하는 그런 느낌은 없지만 굳이 따지자면.
80점의 기대를 안고 가서 80점의 음식을 먹고 80% 기분좋게 앉아있다 나온다면 행복합니다.

 

주인공 고로 역을 맡은 코야마 리키야 상의 나레이션이 처음부터 끝까지 가득차 있으므로 팬 필청감.
짧은 프리토크가 있는데요. 이 작품이 얼마나 원맨드라마면 코야마 상 외에는 본인 소개도 안합니다. 이런 프리토크 처음 들어 보네요.
그 구성진 목소리로 불러주시는 여러 개의 오리지널 삽입곡과 번외편 개그드라마 하드보일드 버전도 완전 강추입니다.

 

 

도시는 언제나 배가 고프다
에어컨이 언제나 틀어져 있다
잠자코 있어도 배는 꺼진다
세레브도 언젠가 꼬르륵 한다
24시간 싸울 수 없어
쪄도 구워도 혼자 먹는 밥
입밖에 내지 않고 '그럼, 잘 먹겠습니다'
고독한 미식가♪

 


들었다고 기록만 남겨두는 드라마시디 : 슈퍼 비서에게 휴식은 없다 (スーパー秘書に休息はない)

 

타치바나 히로유키 : 콘도 타카시 상
카미야 류이치 : 유사 코지 상
카미죠&삼촌 : 오노 아츠시 상
타치바나 유이치로 : 미우라 쥰야 상
후지모토&임원 : 카토 아키오 상 레이디버그는 사이트에 이 분 성함 카세(加瀬)라고 오타낸 거 빨랑 카토(加藤)로 고쳐라. 한참 헤맸다.
하다 : 사토 미코 상

 

원작 : 코우야마 렌코
일러스트 : 오야마다 아미
제작 : 레이디버그

상품번호 : KA-006
발매일 : 2008년 12월 5일

 

 

 

 


 
작가가 회사놀이 하면서 집필한 연애놀이 이야기.
주인공이 회사놀이 한 게 아니라 작가가 회사놀이 했다는 거.
자기가 설정한 배경에 대한 상식이 바닥을 치는 데다 작가의(혹은 각본가의) 연출력을 시험하는 중요한 대목마다 나레이션 드립에 자백어택. 주인공 둘이 '실은' 꼬맹이 시절 만난 적이 있다는 설정은 슬슬 토 나오려고 함.
숙녀벌레의 수세미짤 사운드이펙트는 가히 화룡점정.
프리토크 안들어있는 비초회판으로 들었지만 전혀 아쉽지 않음.

2010년 2월 14일 일요일

바질리스크 코우가인법첩 인법대수사선 (バジリスク 甲賀忍法帖 ~たまゆら綴織~ 「忍法大捜査線」)

코우가 팀
코우가 단죠 : 코바야시 키요시 상
코우가 겐노스케 : 토리우미 코스케 상
카자마치 쇼겐 : 치지와 류사쿠 상
우도노 죠스케 : 타이라 카츠이 상
지무시 쥬베에 : 이마루오카 아츠시 상
무로가 효마 : 미야바야시 야스시 상
카스미 교부 : 키타가와 카츠히로 상
키사라기 사에몬 : 우에다 요지 상
카게로우 : 하야미즈 리사 상
오코이 : 키무라 하루카 상
여인 : 아카이 토모코, 코이케 이즈미 상
쇼겐의 손자 : 시오야 요쿠 상

 

이가 팀
오겐 : 쿄다 히사코 상
오보로 : 미즈키 나나 상
아케기누 : 와타나베 미사 상
미노 넨키 : 우츠미 켄지 상
야샤마루 : 야나기 나오키 상
호타루비 : 사와시로 미유키 상
아마요 진고로 : 우오 켄 상
야쿠시지 텐젠 : 하야미 쇼 상
치쿠마 코지로 : 하타노 와타루 상
남자 : 스기사키 료 상

나레이션 : 미야바야시 야스시 상


상품번호 : GCMD-0002
발매일 : 2006년 8월 11일


로우사이, 넨키, 진고로, 텐젠, 코시로는 온천에, 야샤마루와 호타루비는 축제에 보내놓고 오보로, 오겐, 아케기누는 코우가로 인사드리러 간다. 아직 코우가 겐노스케와의 혼담을 기분좋게 생각하지 않는 동료들에겐 비밀로 하고.
한편 코우가에선 이 역사적인 손님맞이에 흥분과 긴장이 가득하다. 이야기가 잘 되면 좋겠지만 혹시 코우가를 어떻게 하려는 술수라면? 또 이가의 딸이 코우가의 안주인이 된다는 것을 받아들이기 힘든 사람도 있다.
헌데 산길을 걸어가던 중 멧돼지에게 납치당한 오보로. 오겐은 멧돼지를 쫓고 아케기누는 코우가로 도움을 청하러 간다. 그런데 그 멧돼지는 오랫동안 오코이와 교부가 쫓고 있던 놈. 하필 오늘따라 오보로를 눈엣가시처럼 생각하는 카게로우마저 손님으로 오는 오보로 얼굴 따위 보고 싶지 않다며 멧돼지 사냥에 동참하고 있었는데…. 


 

드라마시디와 특전DVD를 묶음으로 내놓은 바질리스크 아스라한 철칙(たまゆら綴織)의 드라마시디 부분입니다. 괴물같은 닌자 언니옵화들을 오랜만에 만나니 반갑지만 오랜만에 뵙다 보니 이름이고 기술이고 성우고 다 까먹었다는 건 뼈아픕니다.;
캐스팅 정리 부분은 나나미즈키닷넷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땡큐베리베리마치. 나두 옛날에 다 정리했는데 잘 적어놨는데 ;ㅁ;


TV시리즈의 인기를 업고 나오는 드라마시디가 다 그렇듯 스토리보다는 등장인물들의 색다른 모습이나 재롱을 선보이는 데 주력하는 모습. 야샤마루, 야샤마루를 다시 들을 수 있는 겁니다. 호타루비와 이챠이챠 하는 씬도 나옵니다. (토리우미 상 "모두가 야샤마루, 야샤마루만 찾아요.") 야샤마루! 야샤마루! 야샤마루! 야샤만 외치기 미안해지면 문득 코타로도 외칩시다.


슥상 비롯한 수도의 무게중심 팀은 등장하지 않은 것이 섭섭하지만 이가와 코우가 양쪽의 무게만도 충분히 압도해 줍니다. 아무려나 이 작품은 방영 당시에도 타 애니 출연성우 평균연령을 아득히 뛰어넘은 수(壽)작이었는걸요. 오야지모에, 숙녀모에 모두 한 발 앞으로. 그리고 제일 마지막 트랙의 '으앵 으앵'을 해주시기 위해 출연하신 시오야 요쿠 상께 경의를.


이때만 해도 풋풋하던, 이 작품의 몇명 안되는 신인들은 지금은 한사람 몫을 해내는 업계중견이 되었는데요. 생각해 보니 81의 별로 떠오른 하타노 상을 처음 만난 것이 이 작품이었죠. 현재 질풍노도인 미유키치는 당시 갓스물이었고. 과거의 애니를 보거나 드라마시디를 들으면 그런 변천과정이 참 재미있어요. 

 

그런에 우리 야샤는 그 목소리 갖고 왜 이렇게 안풀리냐 orz

 

 

 

올해는 알만한 애니 레귤러로 엔딩롤에서 이름 좀 봅시다.

2010년 2월 12일 금요일

형이야 외

1. 형이야

 

자본주의 사회에서 소비자는 곧 왕.
그래서 기본호칭은 고객님. 고개나 허리는 늘 앞으로 엉거주춤. 입버릇은 네, 해드리겠습니다. 혹시 크레임이라도 들어오면 교통사고 가해자 된 마냥 안절부절. 100명중 한두명이 말도 안되는 요구를 할 때도 싫은 소리 못하고 쩔쩔.
그런데 이런 분위기에서 절묘하게 피해가는 업종이 있으니 보세 남성복 매장.

 

"형이야~ 옷 보고 가~."

 

처음 남성복 매장을 구경갔을 때 들은 반말크리는 죽을 때까지 잊혀지지 않을 것 같아요.
뇌내에서 '손님한테 반말을! 손님한테 반말을! 손님한테 반말을...'이 영원히 리플레이.
여성복이나 여성용 매장에서는 아무리 나이 차가 나도 반말이란 생각할 수 없잖아요.
만약 옷가게 가서 '이모 보기엔 네가 이옷이 어울릴 것 같다'라는 얘길 듣는다면?
다시는 이용하지 않는 건 물론이고 인터넷에 험담 게시물 크리. 댓글로는 어쩜 그럴 수가! 공감댓글 수백개 예상.


퀘스쳔 : (일부) 남자들은 왜 반말 들으면서 돈 써줘요? +_+


 

2. 무셔븐 졸업식

 

뉴스에서나 나오는 줄 알았던 광란의 졸업식 흔적, 목격했습니다.
이 깡촌+보수의 고장에서.
밀가루 범벅에 사정없이 찢어진 교복을 입고 걸어가는 여고생들이 줄줄이!
전쟁영화 말고 그렇게 미친듯이 찢어진 옷 입은 젊은이 첨 봤습니다.
허리선까지 찢겨올라간 치마를 힘겹게 여미고 가는데 애초에 교복을 어찌나 타이트하게 튜닝을 했는지 여밀 여분조차 거의 없더군요. 그래도 몰려다니면 덜 부끄럽다고 자기들끼린 깔깔거리며 갑디다.
거기 운전석에서 허리까지 내밀고 구경하는 트럭 운전수 아저씨, 양심 있수?


졸업식 때 난장을 만드는 건 '우리가 그동안 이렇게 고생했었다!'는 울분의 표현이겠지만
그 난장 제조방식이 왜 꼭 야동 시나리오를 닮아야 하는 건데, 응?


 

3.금붕어

 

지금 뭔가 먹고 싶은 게 있긴 한데, 그게 뭔지도 확실히 모르는 채, 생각하기도 싫은 채
남더러 내가 지금 먹고 싶은 거 찾아와서 떠먹여까지 달라는 사람, 종종 있습니다.
내생에 꼭 금붕어로 태어나라고 빕니다. 남이 주는 밥만 편하게 먹고 살게.

 

 

4. 새해입니다.


큰아드님, 한살 더 자셨으니 부디 눈꼽만치라도 어른스러워지셔서 자슥님들 좀 그만 다굴하십시오. 네가 낳았잖습니까.
그리고 마타타비 드리면 맨날 침 질질 흘리시는데 드러워서 못보겠습니다. 개선 좀 해주십시오.

 

큰따님, 표정은 얌전해갖고 제일 식탐 작살이신데요.
밥그릇 채워드리면 '이거 말고 맛있는거' 드립 그만 때리십시오. 사람도 디저트는 밥먹고 난 다음 먹습니다.
아침에 발톱 반만 세워서 저 볼따꾸 쌔려 깨우시는 것도 그만하십시오. 잠 깨면 인간 모닝커피 하기 전에 당연히 따님 맛있는 거 먼저 따드리지 말입니다.

 

둘째아드님, 새해에는 역동적인 모습 좀 보고 싶습니다.
의사샘도 중성화하고 너같이 안움직이는 고양이 첨 봤다 하시더라고요. 논문주제로 사용되면 집안망신입니다.
그리고 모래 좀 효율적으로 사용하십시오. 모래는 모래놀이 하라고 있는 게 아니고 응아 하라고 있는 겁니다. 맨날 온 방바닥에 흩뿌려 버리는 바람에 방바닥 버석한 건 둘째치고 모래푸대 날라대는 인간은 어깨가 빠집니다.

 

셋째아드님, 저 중성화하고 마킹하는 고양이 네가 처음입니다.
애비한테 다굴당하는 이유가 있지 말입니다. 너네들 칙칙이 때문에 커튼이 마우이 마냥 그라데이션입니다.

 

둘째따님, 넌 외출금지다. 임신하고 기어들어오면 죽인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오늘은 치어와 게살맛으로 드리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10년 2월 7일 일요일

꼬마 니콜라

꼬마 니콜라

개봉일 : 2010년 1월 28일
원작 : 글 르네 고시니, 그림 장 자크 상페
감독 : 로랑 티라르

 

니콜라 : 막심 고다르
알세스트 : 뱅상 클로드
조프루아 : 샤를 바이옹
클로테르 : 빅터 카를
외드 : 벤자민 에비아티
뤼퓌스 : 제르마 쁘띠 다미코
아냥 : 다미앙 페르데르
요아킴 : 비르길 티라르
니콜라 아빠 : 카 므라
니콜라 엄마 : 발리에리 르메르시
담임선생님 : 상드린느 키베르나
부이옹 선생님 : 프랑소아 제르비에 드메종

 

 

쇼타입니다. 더구나 반바지입니다.

반바지가 떼를 지어 뛰어다닙니다.

보지 않으면 안되는 겁니다.

 

 

 


르네 고시니.장 자크 상페 원작의 프랑스 대표 싹퉁바가지 초딩입니다. 그래도 미국대표인 개구장이 데니스나 일본대표인 크레용 신짱에 비하면 100배 양반이지요.
니콜라가 데니스나 신짱과 다른 점은 다른 둘은 동급생 레벨을 훨씬 뛰어넘는 독보적인 싹퉁이어서 언뜻 괴물처럼 보이는 데 반해 니콜라의 싹퉁은 그 나이 나름대로 열심히 생각한 것이 현실과는 맞지 않는 바람에 벌어지는 비극들. 그니깐 이해할 수준이라는 거.
꼬마니콜라 시리즈를 꽤나 사모은 것 같았는데 지금은 한 권도 없네요. 워쨌을까.;;
장 자크 상페의 너무너무 귀여운 원화를 이용한 오프닝은 좋았습니다. 초반에 즐겁게 몰입하다가 중간에 답답, 마지막은 화목으로 끝맺음. 지모평점 별 셋 반+반바지 서비스 평점 별 반 개. 합이 별 넷.

 

전개는 니콜라 중심과 부모님 중심으로 나누어 같은 시간대 안에서 벌어진 두 가지 전개를 교차편집하고 있습니다.
니콜라는 요즘 부모님 금슬이 좋아진 걸 엄마가 동생을 가졌기 때문이라고 착각합니다. 그리고 어느 동화에서 보았듯 동생이 태어나면 자긴 숲에 버려지는 게 아닐까 걱정하지요. 그런 니콜라를 위해 친구들은 '니콜라를 돕는 모임'을 만들어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동생을 어떻게 처치할까 함께 고민합니다.
동시간대, 니콜라 부모님은 직장에서 어떻게 봉급을 올릴까, 어떻게 승진할까. 어떻게 남편을 사장님 눈에 들게 할까, 사장님 사모님한테 구질하게 보이면 어쩌지 등등 어른다운 고민에 흠뻑 빠져 있지요.
이 두 가지 줄기가 때로는 독자적으로 전개되고 때로는 서로 부딪혀 비극을 만들기도 하면서 러닝타임을 채웁니다.
 
카피문구가 어른을 위한 동화라지만 어른 입장에선 민망해서 눈뜨고 보지 못할 광경이 속출.
고양이째로 커튼을 말아 세탁기에 처넣는 씬 같으면 애가 보기엔 만화 같아서 즐겁겠지만 어른은 등골이 오싹해집니다. 그렇다는 이야기예요. <나홀로 집에>에서 도둑들이 너무 비참해서 이거 18금 때려야 되는 거 아니셈이라고 외친 새가슴 어른 여기 있습니다. 니콜라, 그러면 안돼. 그건 안돼. 다시 생각해. 영화나 드라마에서 민망한 상황이 나오면 괴롭다 못해 온몸이 비비 틀리며 채널을 돌리는 타입이라면 분명 고문으로 느껴질 시간대가 있습니다. 가없는 소년애로 어쩌든지 버텨 보도록 해요.

 

이 작품의 미덕은 좋았던 시절에의 향수일까요. 원작의 시간대로 영화화를 했으니 때르릉 소리가 벼락치듯 울리는 다이얼 전화기가 있던 시대입니다. 이 시절에 무엇이 좋았냐 하면요. 왕따가 없었어요. 소쿨족도요.
돈많은 애나 공부 잘하는 애가 평범한 애를 '수준 안맞아' 하면서 가까이 하길 꺼리거나
반대로 평범한 애들이 범생이나 부자를 보고 '아니꼬워' 하면서 따 시키는 분위기는 없어요.
니콜라의 악우들은 공부 못하는 애도, 부자도, 뚱보도, 싸움 잘하는 애도 있지만 그게 친구들을 가르는 기준이 되지는 않습니다. 그냥 그 아이의 개성이죠. 친구의 배경이나 못난 점 따윈 같이 노는 데 아무런 영향도 끼치지 않아요. 그런 점이 훈훈해서 약간의 말썽 정도는 '아이쿠 애들아' 하면서 즐겁게 볼 수 있었습니다.

 

아들팀 부모팀이 양쪽으로 엉망진창으로 사건을 일으키다가
각각 꼴찌 클로테르의 화려한 반전과 니콜라 아버지의 식탁 재롱씬으로 훈훈하게 마무리합니다.
애나 어른이나 결국 소중한 일상을 지키기 위해 매일 자기 나름의 전투를 벌입니다.
가끔 삽질하거나 자살골 넣을 때도 있지만. 인생은 예측불허, 그래서 삶은 그 의미를 가진다(A4)굽쇼.

 

 


 

지모의 남자구경 역사에서 기억에 남는 프랑스 남자란 파리나무십자가 소년합창단과 꼬마니콜라 정도.
프랑스 남자 하면 왜 딱 떠오르는 이미지가 없을까요. (프랑스 여자는 도도하다는 이미지)
영국남자는 모성애라도 불러일으키고 독일남자는 금욕적인 매력이라도 있지.
아, 영화 <토탈 이클립스>에서 봤던 아르튀르 랭보는 꽤 매력적이었어요. 배우가...
...미국인이구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프랑스 청년들 분발바람. 프랑스남 하면 떠오르는 제라르 드빠르듀는 이미 은퇴했잖니.

 

 

 

추신 : 전연령 영화는 밤에 보러 갑시다.

2010년 2월 6일 토요일

고무뜨기의 극의를 깨달았습니다.

뜨개질 책이랑 뜨개용구랑 사고 한달동안 익힌 것이 모자방울 만드는 법.
그 다음 한달동안 익힌 것이 코 잡는 법.
그 다음 한달동안 익힌 것이 겉뜨기와 안뜨기.
그리고 어제 드디어 고무뜨기 하는 법을 깨달았습니다.
이제 나도 어엿한 목도리를 만들 수 있게 됐어! 겨울 다 갔지만 무슨 상관이야! 휘버!

 

아.

 

 


마무리하려면 코 막는 법도 익혀야 하는데. 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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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 : list.yes24.com


 

 

 

치짱 블로그 관람

 

2월 5일의 업데이트. 카부키쵸에서 돈가스 먹은 얘기 중

 

"실은 먹고 나면 죽도록 졸리워지는 체질."
-나랑 똑같은데 왜 당신은 뼈와 가죽만 있는 거냐. 먹고 자면 당연히 찌는 거잖는가.

 

 

 

 

 

 

 


"그래서 일이 있을 때는 거의 안 먹습니다."
-그랬던 건가. orz

 

"짐 캐리도 그렇대요."
-그 사람은 내가 알 바 아니다.

 

 

 


그래서 아침 먹고 졸고 점심 먹고 졸고 저녁 먹고 자는 지모와 달리
하루종일 쫄쫄 굶다가 일 마친 후 먹다 졸려 쓰러지는 치짱입니다. 오래오래 살아야 해.


 

2010년 2월 5일 금요일

소주칵테일

거리에 살인자가 돌아다녀. 그는 괴한 능력을 가지고 있어.
알파벳 대문자를 보고 외치면 그 알파벳으로 시작하는 사물을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어. 소문자는 안돼.
보도블럭의 이음매를 보고 X! 라고 외치면 옆 사무기기점에 진열되어 있던 제록스(Xerox) 복사기가 유리를 깨고 튀어나오는 식이야.
제일 무서운 기술은 B야. 사람을 보고 B!라고 외치면 몸속의 피(Blood)가 다 그를 향해 달려나가기 때문에 바싹 말라서 허옇게 죽고 말아.
우리쪽 능력자도 있지만 그는 S를 외쳐서 돌(Stone) 던지는 기술밖에 못 써. 그런 짓 해봐야 살인자도 실드(Shield )쳐버리면 끝인데.

 

그는 이유도 없고 구분도 없이 눈에 띄는 사람은 다 죽이고 다녀.
하지만 그에게도 한정조건은 있지. 밤에는 힘을 못쓰고 어딘가로 숨어 버린다는 거.
그래서 사람들은 낮에는 집을 버리고 폐업한 극장으로 모여들었어.
살인자는 외부인이야. 조용히 있으면 우리가 이 폐허에 모여 있다는 사실을 모를 거야. 거기 찡찡 우는 애 단속 좀 시켜요.
그 와중에도 용감한 방송인은 있어서 TV에서는 '자유의 소리 방송' 같은 게 흘러나왔어.
그런데 방송 내용이 뭐? 살인자가 하나가 아니라 여럿 있다고? 오 쎗.

 

사람들은 야음을 틈타 도시를 떠나기 시작했어. 어디든 좋아. 여기서 멀리 떨어진 곳. 저 징글징글한 허연 시체가 길바닥에 굴러다니지 않는 곳으로.
내 고양이들은 어느새 데리고 다니기 좋게 1개월 사이즈가 되어 있어. 착하다.
그런데 순찰 나가서 못 데려온 우리 큰아들 고양이는 어떻게 하지?
괜찮아. 걔는 영어를 모르니까 대문자의 영향을 받지 않을 거야.
캔 따는 소리는 기가 막히게 알아듣지만 그게 참치(Tuna)인지 연어(Salmon)인지는 모르잖아.

 

나와 고양이들은 자동차로, 기차로, 버스로 미친듯이 이동해서 작은 해안마을에 다다랐어.
평온해. 여기라면 나쁜일은 일어나지 않을 거야.
기력이 빠져서 손을 전봇대에 짚었어. 그런데
나한테 언제 포스트코그니션 능력이 생긴 거지? 전봇대가 보았던 광경이 눈앞에 그려져.
이런, 그놈이 여기 와 있잖아!

 

 

 

 


그러니까 소주칵테일 같은 괴한 술을 마시면 꿈자리가 뒤숭숭한 겁니다. 술은 섞으면 안돼요.

 

쇼츄와리 같은 거, 사도다!

2010년 2월 3일 수요일

우리집 탐정 못보셨어요? (ウチの探偵知りませんか?)

시구레 : 카키하라 테츠야 상
오니즈카 류노스케 : 코니시 카츠유키 상
오니즈카 토라츠구 : 미야케 켄타 상
사이 : 토리우미 코스케 상
오니즈카 조장 : 쿠스노키 타이텐 상
마마 : 사유리 상
시호 : 미야지마 에리 상
사쿠라 : 엔도 다이스케 상
호스테스 : 토쿠모토 에이이치로, 이시가미 유이치 상
카츠키구미원 : 미야사카 슌조, 타나바 야스히코 상
오니즈카구미원 : 타카하시 켄지, 카츠라기 마사노리 상

 

원작 : 키사라기 히로타카
발매 : 리브레출판 큐에그 레이블
상품번호 : CEL-019
발매일 : 2008년 12월 24일

 

 

신쥬쿠에서 영세 탐정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는 류노스케와 시구레는 서로의 과거 따윈 모르지만 가장 믿을 수 있는 동료사이, 그리고 연인사이. 지금은 밀린 사무소 집세 벌러 게이바 <미야비>에서 호스테스와 보디가드로 알바중. 이쪽도 짭짤하긴 하지만 어쨌든 탐정다운 일이 하고 싶은데…. 그러던 중 마마의 의뢰, 종업원의 집나간 고양이를 찾아줘? 이쯤되면 탐정인지 흥신소인지 모르겠지만 알 게 뭐냐. 그런데 같은 고양이를 야쿠자들도 쫓고 있었다. 목적은 목걸이에 달린 메모리칩. 그 안에 야쿠자의 고객데이터가 들어 있다고. 그러니까 직장에 USB 반입하지 말랬지!

 

시구레가 시나오카구미 시절 몸담았던 업종은 와카레사세야(別れさせ屋). 이별하고 싶은 사람, 이별시키고 싶은 사람 사이 찢어드리는 일이 주업무. 지금은 손을 씻었지만 전직 파트너였던 시호가 일손이 부족하다며 SOS를 친다. 그때서야 연인 시구레의 과거를 알게 된 류노스케는 업무상 있을 수 있는 상황들을 상상하며 질투를 불태우는데….

 

류노스케의 의붓형 토라츠구가 <미야비>로 동생을 데리러 왔다. 아버지가 몸져 누웠다며 탐정놀이는 그만하고, 시구레와도 헤어지고 정식으로 조직의 뒤를 이으라고. 이럴 수가, 저 대형견 류노스케가 오니즈카구미의 후계자? 류노스케는 후계 자리는 의붓형에게 양보하고 영세탐정업을 계속하고 싶지만 시구레를 건드리겠다는 협박에 못이겨 끌려가고 만다. 지금이 오카마의 힘을 보여줄 차례. 전 호스테스 출동!

 

류노스케와 시구레의 사무소에 이번엔 류노스케 아버지의 의뢰다. 배다른 자식으로 태어나 권리는 없이 고생만 해온 사랑스런 큰아들 토라츠구에게 행복을 찾아 주길. 취지는 좋으나 느닷없이 그런 걸 어디서 찾아? 그러나 파랑새는 항상 가까이에 있는 법. 토라츠구는 비서 사이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사이도 역시. 오냐, 전직 커플커팅 장인의 실력을 발휘해 이 둔치 커플에게 행복을 찾아주겠노라.

 

 

키사라기 히로타카 샘은 기본적인 재미와 짜임새를 보장합니다. 그런데 이 샘 작품을 보면 다른 벌려놓은 작품들은 어떻게 됐나 괜시리 걱정됩니다. 이런 거 그리고 있어도 되나 하고….;
상큼짜릿한 우케군과 대형견 세메군이 콤비를 이룬 탐정사무소. 둘 다 나름 사연 있는 것 같은데 여기에서는 많이 다뤄지지 않았습니다. 심각함과 가벼움 사이에서 줄타기를 잘 하고 있네요.


코니시 상과 카키하라 상은 이 작품이 첫 커플링. 요새 친근캐릭으로 변한 코니땅입니다만 할때는 확실히 페로몬 펑펑 풍기면서 해주십니다. 그러고 보니 러브리스의 소우비나 블러드 플러스의 카지 등 초절정 엣지캐릭을 맡으셨더랬죠. 언제부터 코니땅이 이렇게 친근하게 되었더라…. 개인적으로는 뱀부 블레이드의 이시다 선생님과 모야시몬의 미사토 선배 이후였어요.
그리고 카키는, … 얘 아무래도 이 바닥엔 안 맞아…. 왜 베드씬을 야전병원씬으로 만드니…. 간호사, 이 환자 산소호흡기! orz
금욕커플 아닌 둔탱이커플 형님네는 구경하는 재미가 있네요. 그림으로 본 사이 캐릭터가 너무 나긋하고 여리해서 놀랐어요. 토리우미 상이 이런 캐릭터에 지명되시다니, 연기폭 확장인가. 미야케 상은 동생을 오야붕으로 올리기 위해 평생을 살아온 토라츠구 형의 무거움을 잘 표현해 주셨습니다. 이런 심각한 연기 정말 잘해요. 그러니까 이분은요. 숨소리만 안 거칠어지면 연기의 진지함은 세계 최고예요. 숨소리 거칠어지는 순간 개그로 변해서 탈이지.

 

씬만 빼면 그냥 유쾌한 탐정드라마입니다. 팔랑팔랑 나대는 카키는 아주 귀여웠어요.

 

 

 

달덩이같이 나온 카키

2010년 2월 2일 화요일

김영희 PD를 옹호하다

무한도전 복싱특집의 여운이 아직도 잔잔히 남아있네요.
굳이 승자와 패자를 가리지 않고 양쪽 다 껴안은 화면, 그리고 엔딩장면에서 3차방어전 안내멘트를 띄우면서 간접적으로 결과를 알려주었을 때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띱아 김태호 짱먹어라"가 울려퍼졌을 터.
그리고 분위기는 묘하게 요즘 죽을 쑤고 있는 김영희표 공익예능에 화살이 돌아갑니다.
깔끔쌈박한 김태호 예능과 구구절절한 김영희 예능.
두 타입의 줄기가 완전히 다른 건 아니지요. 테오PD도 조연출 시절 <느낌표> 등 공익예능에서 단련했고 지금 일밤 연출진 중에는 무한도전에서 경력을 쌓은 제영재 PD가 있으니까요.

 

 

한겨레 인터뷰에서 밝혔듯 김태호 PD는 구구절절한 사연을 요구하고 도움을 주는 것이 일종의 거래 같다고 느낍니다. 당시에도 일부에서 거론되던 부분이었어요. 방송국의 도움을 받기 위해선 게시판에 '내가 이렇게 불쌍하니 날 도와주세요'라는 취지의 신청서를 써내야 했으니까요. 어지간히 힘들지 않고선 할 짓 아니죠.
주말 예능이니 보긴 재미있게 보지만 한편 '저렇게 다 알려져서 괜찮을까. 전국적으로 얼굴 팔리는 건 물론이고 옛날 친구들, 옛날의 연인, 혹은 걱정할까봐 일부러 힘든 상황을 숨겨왔던 사랑하는 사람들도 다 알게 될 텐데…'하는 생각이 들었었습니다.
당시 러브하우스에 선정되었지만 가족 중 끝끝내 카메라를 피했던 학생이 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이해해요.
이런 방식은 현재 일밤에서 단비가 재생산하고 있습니다.
한편 무한도전은 최현미 선수의 (스릴 넘쳤을지도 모를) 탈북과정에 대해서도, 츠바사 선수의 (사연 넘쳤을지도 모를) 축구에서 복싱으로의 전환과정에 대해서도 딱 입을 닫아 버리고 현재의 모습에만 집중했습니다.


 

 

힘들어. 피곤해. 지쳐.

 

 

결국 대상을 다루는 방법론 문제인데요. 절절히 까놓는 방법과 살짝 숨기는 방법.
무한도전은 2007년 크리스마스 특집에서도 한 어려운 가정에 차량을 선물하면서 대상의 얼굴조차 보여주지 않았던 적이 있지요.
지금의 감성으로는 김영희 예능에 찬성하지 않지만 청소년과 청년기를 김영희표와 함께 보내 온 사람으로는 변호하고픈 부분도 있습니다. 시대상황이라는 변수도 있다는 거.
김영희 예능 시절에는 성금방송이 아닌 예능방송에서 한 일반인에게 막대한 도움을 준다는 컨셉 자체가 생소했던 시절이에요. 제작비를 좀 많이 써도 질타가 날아오는데 순수제작비 외의 금전 및 현물을 한 일반인을 위해 쓴다는 건 국민정서에 대한 모험이었죠.
그래서 국민에게 당위성을 얻기 위해 최대한 불쌍하고 구질구질하게 찍어야 했습니다. 봐요, 이 사람은 이렇게 불쌍하다구요. 이래도 마음이 안 움직여요? 그렇다면 당신은 냉혈한?

 

 

그렇게 힘들게 닦아놓은 길 위에서 후배들은 어느 정도 쿨하고 센스있게 공익예능을 찍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제 시청자들은 연출자가 방송을 만들기 위해 본인 재량 안에서 금전을 운용하는 방식에 대해 수긍하고 있어요.
공익예능에 대단한 사명감을 가진 김영희 PD가 그때 익숙해진 방법론을 아직 못 버리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머리 이전에 몸에 배어있을 테니까요.
그렇다고 김영희 PD를 구시대적 연출자로 모는 분위기에는 찬성할 수 없어요. 예능에서 자막이 이렇게 중요해진 것도 그분이 시초였고, 영상 중 다른 영상을 끼워넣는 교차편집(무릎 팍 도사의 히말라야산 같은)을 처음 시도한 것도 그분이니까요. 새로운 것에 대해 닫힌 분이 아니라는 거.
당장 타방송의 젊은 PD들의 연출과 비교해 봐도 그렇게까지 구질구질하고 구시대적인 건 아닙니다. 억울한 마음도 있을 거예요. 비교대상이 없었다면 나름 칭찬도 들으면서 선전했을지도 모르는데 하필 같은 방송국에 이런 괴물이.

 

 

시청자는, 움직이는 거야

 

 

참견하고, 보듬어 주고, 그 결과를 모두에게 널리 알리는 게 미덕인 김영희 예능.
때로는 모른 척 하는 게 미덕임을 아는 김태호 예능.
시대가 이렇게 바뀌었네요. 사람이 시대를 바꾸었다는 게 맞는 말일지도.
저로서는 김영희 예능이 변화된 시대에 적응해 조금 더 감추고 끊는 미덕을 깨닫길 원합니다. 그 경박한 웃음소리를 더 듣고 싶거든요.

 

<이경규가 간다>때 이경규씨가 멘트만 치면 어느 스텝이 오디오 다 들어가게 미친듯이 웃길래 PD한테 싸대기 깨나 맞고 짤리겠다 생각했는데 다음회에 또 낄낄거리고 웃음. 매회 오디오 다 물리고 낄낄댐.
아무도 제지 안하길래 방송국 사장 아들인가 싶었는데 그게 김영희 PD였음.;;;;;

2010년 2월 1일 월요일

미유키치 풍년

 

듀라라라! 의 목없는 라이더 셀티의 CV가 4화에서 밝혀졌습니다. 사와시로 미유키 상.
이로서 저는 테가미바치의 라그, 너에게 닿기를의 야노, 싸우는 사서의 미레폭, 듀라라라의 셀티로 일주일에 네 번 사와시로 미유키 상과 만나게 됩니다.

 

 

 

 

 

미유키치, 너도 사채 썼냐!!!!

 

 

4화는 신라 원맨쇼였습니다. 쥰쥰, 꼭 드라마시디 녹음하는 것 같았겠어요.

 

 

 

 

목이 남아날까 걱정되는 업계중견. 달릴 땐 달리더라도 밥은 꼭꼭 챙겨먹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