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1월 22일 일요일

잔해2

블로그 시즌2의 개막을 축하하며

모니터가 고장나 주셨습니다.

여러분들께서 가슴 따순 위로의 덧글을 달아주고 계시던 그때

전 실시간 확인도 못하고

새까만 모니터 앞에서 <고스트 바둑왕 제18권 번외편>을 읽고 있었습니다.

왜 모니터가 고장날 때마다 <고스트 바둑왕 제18권 번외편>을 읽게 되는지는 모릅니다.


 

그리고 오늘 퇴근길에 15인치 볼록 CRT 모니터 하나를 사왔습니다.

보증기간만 넘기면 칼같이 고장나는 이노무 LCD에 학을 떼기도 했고

수리 보내고 받는 기간동안 사용할 거기 때문에 일단 화면만 보이면 된다는 생각에요.

첨언하자면 CRT는 냥이님들께서 아주아주 좋아하십니다.

한 집안의 대빵냥이 아니면 CRT 위에 자리하지 못합니다.

 


헌데, PC가게에서의 대화에서

저는 한국어의 큰 벽에 직면하고 말았던 것입니다.


 

중고PC점 아자씨 : 연식 2000. 삼성 하나 있는데…. 탁도가 좀 있는데 괜찮겠어요? 가져갈려면 만원에 가져가요.

지모 : 괜찮아요. AS 보내놓을 동안의 (츠나기)….

츠나기

츠나기

츠나….

 

츠나기자리에 치환할 만한 한국어가 생각나지 않아서

잠깐동안 프리즈 한 상태로 멀거니 서 있었습니다.

AS 보내놓을 동안 연결할려고

AS 보내놓을 동안 이을려고

AS 보내놓을 동안 메우려고

 






중고PC점 아자씨
: , 고장난 거 AS 하는 동안 쓰게요?

지모 : !!!!!

 

 

감사합니다. 그대는 천사♡

오지콤은 아니지만.


사용자 삽입 이미지

                         15인치 볼록이. 우리 덕만이가 너무 후덕해 보여요.

2009/11/05 19:37 2009/11/05 19:37
  1. 밀리 [2009/11/05 22: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일본어가 머리를 그렇게 채우다니 부럽습니다 ㅠㅠ 일본어를 제대로 모르는 저로썬 ㅠㅠ(...)

    확실히 언어라는것은 안쓰면 까묵는거라서 이젠 다 아는 단어도 이게 뭐였더라
    하면서 생각하는 시간이 많아 지고 있습니다. 하아.. ㅠㅠ

    • 지그문트 [2009/11/06 07:54]  [댓글주소]  [수정/삭제]

      에이, 살다오신 분께서 엄살은요. 전 이땅에서만 짬뽕으로 살다가 한국어도 일본어도 반편이 됐습니다. 어째서 처음부터 일본어로 생각나 안나고 츠나기 부분만 일본어가 되는 걸까요. 처음부터 한국어로 나갔으면 끝까지 완벽하게 하던가. ㅠ.ㅜ

  2. 비밀방문자 [2009/11/05 22: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 지그문트 [2009/11/06 07: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비밀님도 비극이 있으셨군요. 대용량이었나요? 전 아예 윈도 깔린 하드는 20기가로 파티션해놓고 오덕데이터는 일절 안 집어넣는답니다. ㅠ.ㅜ
      아직 새 주소 돌리느라 이웃님들 돌고있는 중인데 그 와중에 잘 찾아와 주시니 감사할 따름이에요.

  3. 씨블루 [2009/11/05 23: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쉽군요. AS 보내놓을 동안의 '땜빵'이라는 훌륭한 한국어가 있었는데요 T.T

    • 지그문트 [2009/11/06 07: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땜빵....... 유레카!!! 한국어는 아름다워요!
      ....근데 씨블루쩜이글루닷컴은 뭐이신....;;;;;;

  4. 미누샤 [2009/11/06 08: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옷. 15인치 스크린은 아름답군요. 후덕한 아쳐 세주 님도 보고 싶어지네요.
    저는 어렸을 때 이 곳에 와서 지금까지 계속 해온 덕블로깅 덕분에 다른 친구들보다 한국말을 많이 까먹지는 않았습니다. 덕질은 여러모로 도움이 됩니다. ㅇ>-<

    • 지그문트 [2009/11/08 15:51]  [댓글주소]  [수정/삭제]

      새주님도 울 춘추도 많이 후덕합니다. 제 모니터에 뜬 덕만공주 보고 누가 과로로 링거맞고 온 사람이라 그럴지요.
      미누샤님은 캐나다에서 일본어 컨텐츠를 한국어로 포스친하시니 진정 글로벌 리더... 아니, 코스모폴리타니스트시옵니다. 위 아 더 월드.
      한국말을 까먹는다기보다는 문장구조가 일본어식으로 떠오를때 가끔 당혹스럽지요. 도치법이나, 동사로 쓸 것을 명사로 쓴다거나...;

  5. Mel [2009/11/06 13: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AS 보내놓을 동안만 대신 사용하려고요,라고 하면 안되나요?? 으흐흣.
    일본어가 더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말들이 있어서 내가 일어 모르던 시절엔 어떤 식으로 말을 했더라... 곰곰 생각해볼 때가 있어요...;
    전 노트북 자판 ㄷ키가 갑자기 잘 안먹어서 힘드네요. 고장나면 안되는데..orz

    • 지그문트 [2009/11/08 15:54]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 문장이 정답인데요. 이건 아예 문장구조가 일본식으로 취어나오니 한국어 단어만 쏙 치환하기가 애매해서 순간 프리즈했답니다.
      그쵸그쵸... 가끔 그런 때 있죠. 이거 옛날에 한국어로 뭐라 그랬더라 하면서요. 지금 일본어를 네이티브틱하게 하냐 하면 그것도 아닌 주제에.;
      전 키보드를 거의 두드려 패는 수준이기 땜에 1년에 한번씩 바꿉니다. 노트북은 절대 못쓰겠군요. ㅠ.ㅜ

  6. 사나 [2009/11/07 14: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므나...이게 어쩐 일...정말 깜짝 놀랐습니다ㅠㅠ 즐겨찾기에 추가해 놓았는데 눌러보고 읭? 잘못 눌렀나? 맞는데...?하고 한참 생각했어요ㅠㅠ 봉변을 당하셨군요..이를 어째...ㅠㅠ
    그간 어떻게 지내셨는지...뒤늦게 안부인사 드립니다. 너무 오랜만에 찾아와서 어쩐지 염치없는 행동을 하는 것 같기도 하고 그러네요 어헝헝ㅠㅠ
    한국어 대신 일본어라니..대단하세요 전 한국어도 다른 외국어도 잘 되지 않아서 우연히 마주친 동네 아주마니께 "슈퍼 다녀오는 길이에요~"도 버벅거리는 사람이 되어버렸어요^^...아..이런게 총체적 난국이구나 싶습니다. 그나저나 떡마니가 후덕해 보일정도의 모니터라면ㅋㅋ '내 남자(?)비담은 밥 좀 먹고 다닐 것 같은 모습이려나' 하는 생각도 드네요~ㅋㅋ 모니터님의 빠른 쾌유를 빕니다.
    그럼, 지그문트님 날 추워지는데 건강 조심하세요^^

    • 지그문트 [2009/11/08 16:00]  [댓글주소]  [수정/삭제]

      우히히히 사나님 그렇게 됐어요. 새 집에서도 잘 부탁드립니다. ^^;
      잠수에 관한 한은 제게 죄송하다 그러시면 안됩니다. 그저 무소식이 희소식이고 계정 깨지지 않는 이상 잘 계신걸로 알고 있습니다. 잠수 오래 하시다가 어느날 계정 쑥 날라가신 이웃분들 링크에서 지울때 마음이 얼마나 짠한지요...
      슈퍼 다녀오는 길이에요를 못하시는 건 어학실력보다는 수줍음의 문제시겠지요. 저의 경우는 길을 걸을 때는 항상 딴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누가 말 걸면 현실로 돌아오느라 잠시 어버버버 거리긴 합니다.;
      CRT 중에서도 평판 아니고 볼록이라 대부분 후덕해 보입니다. 비닭 좋아하시는군요. 비담도 골골골골 하는 모양이던데 닭이든 오리든 많이 먹고 엔딩까지 힘내길 빕니다.
      오늘 비가 많이 왔어요. 이제 낙엽이 확 지겠네요. 사나님도 건강히 잘 지내세요~.

  7. 프렐류드 [2009/11/07 22: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얼마전에 html 페이지 뜬 거 보고 처음엔 농담하시는줄 알았어요;;;(만우절 아닌데??;;) 그러고보니 최근 특정 웹계정 쓰시는 분들이 외국 해커들땜에 곤욕을 치르고 계신게 생각나서 아이구야 했더랬습니다. 예전 데이터들은 하나도 안 남았나봐요..? 으으.. 아까워서 어째요.. ㅠ_ㅠ 정말이지 바이러스든 해커든 인터넷 공간도 엄연히 소중한 사적 공간인데 이런 장난질을 치다니 아주 나쁜놈들이예요. 에라이.. 볼록이면 CRT인가요? 무거우셨을텐데.; 어릴때 그거 들다가 허리가 삐끗한 안좋은 경험이 있어서 얘기만 들어도 겁이 덜컥 납니다. ...그래도 그 난리를 겪으시고도 돌아와주셔서 기뻐요!!(수줍) 환절기 감기 조심하세요~~ :D

    • 지그문트 [2009/11/08 16:05]  [댓글주소]  [수정/삭제]

      프렐류드 님~ 어떻게 바뀐 주소로 잘 찾아와 주셨네요. 그렇게 되었답니다. 나쁜놈도 나쁜놈이지만 저도 대비가 미흡했지요. 제로보드 기반 해커 이야기 들었으면서도 제 계정에 제로보드가 깔려있는 것조차 잊어먹고 있었으니;;; 이번에 좋은 수업 했습니다.
      허걱, 어린이에게 CRT를 들게 하시다니... 허리 후유증은 없으신가요? 15인치라서 그렇게 무겁진 않아요. 그리고 남학생 적은 과를 나와서 어지간하면 번쩍번쩍 잘 들어올려요. -///-
      돌아오자마자 다시 잠수를 타게 되었습니다만 다시 올때도 부디 재미있게 놀아주세요. 프렐류드 님도 감기 조심하시구요~~~^^

  8. 말랑 [2009/11/09 17: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국어공부 원합니다. 발음 교정도 받고 싶습니다. 으흙흙
    멍하니 있다가 한참 생각했더니 '땜빵'이라는 단어 하나 건졌습니다. 진정 저것밖에 없는거냣!
    단어도 생각 안나고, 맞춤법도 모르겠고, 발음은 자꾸 쥘쥘 샙니다.;ㅁ;ㅁ;ㅁ;

  9. 신천옹 [2009/11/12 10: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그건 한국어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ヾ(▼ヘ▼;)
    세계에서도 어렵다고 소문난 언어라 그렇습니다!
    뭐;;; 제가 찔려서 그러는 것이 아니라;;; (((( ;°Д°))))
    그러니까...뭐;;; 그럴 수도 있다는...ㅠㅠ ㅠㅠ ㅠㅠ

댓글 1개:

  1. 말랑 님// 그러게요. 국립국어연구원에서 일반인 교양 패키지 같은 교육상품 하나 안 내줄까요. 한국어는 쓰면 쓸수록 꼬입니다. 말이 어려운 것도 있지만 마음속에서 몇번 걸러나오기 때문이기도 할거예요. 아무생각 없이 생각한 바로바로 말로 지르던 어린 시절에는 더듬고 그런 거 없었잖아요. ㅠ.ㅜ



    신천옹 님// 그렇죠? 한글은 쉽지만 한국어는 어려워요. 그 한국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우리는 능력자! 아하하하! (참 열심인 자기위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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