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2월 15일 월요일

고독한 미식가 (孤独のグルメ)

 

이노가시라 고로 : 코야마 리키야 상
그 외 : 츠지 모모코, 우와가와 에미, 카와즈 야스히코, 야마모토 케이이치로, 후쿠하라 코헤이, 히라이 케이지, 카네코 히데히코, 오오코시 타카코 상

 

원작 : 쿠스미 마사아키
작화 : 타니구치 지로
발매 : 캐러애니
상품번호 : CACD-0013
발매일 : 2009년 9얼 26일

 

트랙

제1화 도쿄도 타이토구 산야의 돼지고기볶음밥
제2화 도쿄도 키타구 아카바네의 장어덮밥

제3화 군마현 타카사키 시의 구운만쥬
제4화 도쿄도 토시마구 이케부쿠로 백화점 옥상의 사누키 우동
제5화 도쿄도 타이토구 아사쿠사의 마메칸

제6화 도쿄도 이타바시구 오오야마쵸의 햄버그 런치
제7화 도쿄도 타이토구 산야의 돼지고기볶음밥 하드보일드 버전
캐스트 토크

 

 

 

 

이 작품을 한마디로 설명하자면 '밥 먹는 이야기'.
그뿐입니다. 수입잡화상을 하는 주인공 이노가시라 고로는 외근 중 배고파지면 눈에 띄는 밥집에 들어가 밥을 먹습니다. 고급 음식점이나 특별한 지식이 필요한 전문점, 희귀한 메뉴가 있는 것도 아닌 정말 평범한 음식점에서. 주문한 메뉴가 나오면 마음 속에서 브리핑을 합니다. 가격 얼마, 야채와 고기를 함께 볶지 않고 고기만 볶아내서 야채를 곁들임. 밥은 양 많음. 고깃국에 건더기가 많아서 밥과 국만으로도 식사가 가능. 냠냠쩝쩝… 맛있다!

 

입속에 태평양이 넘실대니 아침이슬에 영혼이 씻겨나가는 듯한 청량감이니 그런 멘트 일절 없습니다. 한입 먹어보고 식재료의 원산지와 등급을 알아맞추는 괴물미식가도 안 나오고요. 전란통에도 소스단지는 지켜오면서 삼대째 장어소스를 우려내다가 시대의 흐름에 뒤처져 가게를 매각하게 된 절세미모의 여주인이 있는 사연많은 장어덮밥집도 안 나옵니다. 배고픈 자가 있고, 식당이 그곳에 있었고, 메뉴가 있고, 맛있다. 그걸로 끝.


솔직한 감상으로는 그런 게 뭐가 재밌어? 실제로 잡지연재는 단행본 한권 분량 겨우 빼고 끝났고 단행본이 나온 다음 뒤늦게 불이 붙어 인터넷에서 컬트적 인기를 구가. 두 번에 걸친 드라마 제의는 내정된 탤런트가 원작자 마음에 안 든다는 이유로 내쳤다는군요. 드라마시디도 여름에 제2작이 예고되어 있습니다.

아는 일본음식이 얼마 안돼서인지는 몰라도 그렇게 집중해서 듣지는 못했지만 구루메 만화에 흔히 나오던 과장된 액션들이 홀라당 빠진 담담한 분위기는 묘한 매력이 있습니다. 


많은 구루메 만화가 음식의 가치나 도리를 거창하게 떠벌립니다. '가을에서 겨울로 계절이 바뀔 때 먼바다로 나가 새벽 두 시에 손낚시로 잡아야만 진정한 감성돔이야!' '찬 성질의 대나무죽통밥에 똑같이 찬 성질인 수정과를 곁들이다니 이 집 쉐프는 음식의 마음을 뭐라고 생각하는 것인가!' 같은 거요.
반해 이 작품이 주장하는 것은 밥 먹는 자의 행복. 뭐 강하게 주장하는 그런 느낌은 없지만 굳이 따지자면.
80점의 기대를 안고 가서 80점의 음식을 먹고 80% 기분좋게 앉아있다 나온다면 행복합니다.

 

주인공 고로 역을 맡은 코야마 리키야 상의 나레이션이 처음부터 끝까지 가득차 있으므로 팬 필청감.
짧은 프리토크가 있는데요. 이 작품이 얼마나 원맨드라마면 코야마 상 외에는 본인 소개도 안합니다. 이런 프리토크 처음 들어 보네요.
그 구성진 목소리로 불러주시는 여러 개의 오리지널 삽입곡과 번외편 개그드라마 하드보일드 버전도 완전 강추입니다.

 

 

도시는 언제나 배가 고프다
에어컨이 언제나 틀어져 있다
잠자코 있어도 배는 꺼진다
세레브도 언젠가 꼬르륵 한다
24시간 싸울 수 없어
쪄도 구워도 혼자 먹는 밥
입밖에 내지 않고 '그럼, 잘 먹겠습니다'
고독한 미식가♪

 


들었다고 기록만 남겨두는 드라마시디 : 슈퍼 비서에게 휴식은 없다 (スーパー秘書に休息はない)

 

타치바나 히로유키 : 콘도 타카시 상
카미야 류이치 : 유사 코지 상
카미죠&삼촌 : 오노 아츠시 상
타치바나 유이치로 : 미우라 쥰야 상
후지모토&임원 : 카토 아키오 상 레이디버그는 사이트에 이 분 성함 카세(加瀬)라고 오타낸 거 빨랑 카토(加藤)로 고쳐라. 한참 헤맸다.
하다 : 사토 미코 상

 

원작 : 코우야마 렌코
일러스트 : 오야마다 아미
제작 : 레이디버그

상품번호 : KA-006
발매일 : 2008년 12월 5일

 

 

 

 


 
작가가 회사놀이 하면서 집필한 연애놀이 이야기.
주인공이 회사놀이 한 게 아니라 작가가 회사놀이 했다는 거.
자기가 설정한 배경에 대한 상식이 바닥을 치는 데다 작가의(혹은 각본가의) 연출력을 시험하는 중요한 대목마다 나레이션 드립에 자백어택. 주인공 둘이 '실은' 꼬맹이 시절 만난 적이 있다는 설정은 슬슬 토 나오려고 함.
숙녀벌레의 수세미짤 사운드이펙트는 가히 화룡점정.
프리토크 안들어있는 비초회판으로 들었지만 전혀 아쉽지 않음.

댓글 11개:

  1. 출근하면서 신문에 연재되는 미스터 초밥왕을 보고 있지만서도,

    그런 의미에서 요리만화들은 그냥 판타지 물이죠?.



    매체에서 떠드는 특별한 재료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그런 거창한(실은 실속은 없지만) 가게 보다는

    그저 낸 돈만큼의 만족을 보여주는 가게라면 그저 만족입니다.



    사실 그런가게도 은근히 찾기 힘들어졌네요.

    의외로 주위에 찾아보면 있는경우도 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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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요리만화는 뭐... 마음을 비우고 봅니다. 사실 거기 나오는

    거창한 재료들과 말도 안되는 조리법으로 만들어진 요리를

    먹어볼 일은 거의 없잖아요. 오히려 저는 호들갑 떨면서

    시식한 감상을 말하는 장면들이 웃기더라구요. 거부감을

    넘어서서 이젠 아예 우습다고나 할까요... 평범하고 담담한

    모습을 보여준다는 게 좋네요. 몹시 공감하면서 듣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





    요샌 뭘 먹어도 맛이 없어서... 돈 낸만큼의 맛을 보장해주는

    가게가 드문것 같아요. 그래도 다행히 얼마 전 제법 괜찮은

    Sports Bar를 하나 찾아서 좋아하고 있어요. 가격도 부담없고

    무엇보다 맛이 괜찮더라구요. 분위기도 산만하지 않고

    조용한 편이예요. 또 가려고 해요. 새로운 메뉴에 도전해보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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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아아 저건 만화뿐 아니라 사람도 그래요. 구루메 만화들이 사람들을 다 버려놔서, 뭘 먹으러 가도 그 음식의 재료와 역사와 본질과, 수준과 신선도와 원산지에 대해 비판을 하면서 원조는 이렇지 않다는 등, 품격이 어떻다는 등 따지는 사람들과 밥을 먹으면 처음 한두번은 안목을 넓힌다 싶다가도 그게 두번이 되고 세번이 되면 막 짜증이 밀물처럼 치솟으면서 음식맛이 뚝 떨어져요. 뭐, 해박한 것도 좋지만 싸든 비싸든, 품격이 있든 없든, 내 입맛에 맞으면 그게 좋은 음식이라능! 나한테는 맛있다!가 최고의 찬사라능! 그런 의미에서 저런 담백한 작품, 좋아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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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오호, 이건 정말 기존 음식만화에 질린 이들에게서 컬트적 인기를 구가할 만 한걸요. '맛있게 밥먹는 것'이라는, 정말 간단한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들으면서 왠지 속이 시원해 졌습니다. 뚜룻뚜룻뚯뚜~ 스타일의 주제가도 멋졌고요;;;

    다만...주인공이 과히 범상치 않은 사람이라는 점이 아쉽군요. 프랑스에서 대여배우와 연애질을 해 본 적이 있지 않나, 왕년에 가라데를 했던 아저씨의 팔을 가볍게 꺾지 않나;;;; 그냥 평범한 샐러리맨 A로 했다면 '평범하게 맛난 밥을 평범하게 맛있게 냠냠 먹는' 재미가 살아났을 것 같은데...하는 아쉬움도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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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MayStorm - 2010/02/16 01:00
    음식을 입에다 넣는 순간 번개치는 경험은 그 번개친다는 사탕을 먹어본 것 말고는 경험이 없는데 요리만화에서는 허구헌날 번개가 치더군요. 우습긴 하지만 딱히 다른 묘사방법이 없다는 것도 인정할 수 밖에 없습니다.;

    평생 청담동에서 점심먹을 일 없을 테니 그저 정갈하고 입맛에 맛게 내주면 감사해요. 분위기가 좋으면 더 할말 없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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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상실땡이 - 2010/02/16 11:24
    그렇지요. 요리왕 비룡이나 쇼타의 초밥이나 그냥 구경하는 데 의의가 있는 겁니다. SF만화마냥. 호들갑스런 시식기는 만화에서 그러면 그냥 봐주겠는데 TV 요리프로에서 하면 만정이 뚝뚝 떨어지더군요.; 요리만화의 오버액션이 웃기긴 하지만 저더러 그리라고 해도 별다른 방법이 없을 것 같아요. 연재는 이어가야 되잖아요... 이 작품이 특별한 존재이긴 하지만 메이저한 존재가 되지는 못할 이유가 거기 있겠지요.



    입맛이 잘 안 도시나 보네요. 많이 피곤하신가봐요. 그럴 때는 맛집 요리보다 가정요리가 더 낫더라구요. 마음 편하게 먹는 거... 마음에 드시는 곳을 찾으셨다니 다행이네요. 맛있게 드시고 원기충만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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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칼리 - 2010/02/17 02:02
    손님들만 버려놓은 게 아니라 요리사들도 버려놨습니다. 맛있다고 칭찬해주면 뭐가 어떻게 맛있냐고 구체적인 감상을 요구하는 사람이 많아진 것 같아요. 그렇다고 핑크빛 연어와 발사믹소스가 왈츠를 추는 듯한 마리네예요 라고 말하긴 웃기잖아요. 그냥 맛있다고만 하면 좀 깔보는 듯한 느낌도 받았어요... ㅜ.ㅡ

    음식공부 많이 하신 분은 거기에 대해 얘기를 하고 싶을 테니까 말이 많아지는 건 이해합니다만 되도록 비슷한 분들끼리 식사하셨으면 하는 마음은 있지요. 와인얘기랑 군대얘기랑 별로 다를 것도 없더라구요.

    실제 가게를 소개하는 것도 아니고 몰랐던 음식을 소개하는 것도 아니고 완전 그냥 밥먹는 얘기라 존재 자체가 좀 신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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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SeaBlue - 2010/02/17 23:52
    그렇죠, 주제가가 멋집니다. 아무나 살리기 힘든 뚜룻뚜룻뚯뚜;;;

    음식을 입에 넣어도 태평양이 느껴지지 않는 평범한 사람들에게 위안을 주는 작품인 것 같아요. 결코 메이저가 될 순 없겠지만요.

    고로의 설정은 그 뭣이냐... 작가 나름 거창한 스토리를 준비해 두고 있었는데 펼쳐보이기 전에 연재가 짤린 게 아닐까 하는 망상을 해보았어요. 그래서 더 특별한 작품이 되었는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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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비밀 댓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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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Anonymous - 2010/03/16 12:20
    독서감상이 아니라 드라마시디 감상이라 취지에 맞을지 모르겠네요. 출처 밝혀주시고 가져가시면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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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비밀 댓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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