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2월 7일 일요일

꼬마 니콜라

꼬마 니콜라

개봉일 : 2010년 1월 28일
원작 : 글 르네 고시니, 그림 장 자크 상페
감독 : 로랑 티라르

 

니콜라 : 막심 고다르
알세스트 : 뱅상 클로드
조프루아 : 샤를 바이옹
클로테르 : 빅터 카를
외드 : 벤자민 에비아티
뤼퓌스 : 제르마 쁘띠 다미코
아냥 : 다미앙 페르데르
요아킴 : 비르길 티라르
니콜라 아빠 : 카 므라
니콜라 엄마 : 발리에리 르메르시
담임선생님 : 상드린느 키베르나
부이옹 선생님 : 프랑소아 제르비에 드메종

 

 

쇼타입니다. 더구나 반바지입니다.

반바지가 떼를 지어 뛰어다닙니다.

보지 않으면 안되는 겁니다.

 

 

 


르네 고시니.장 자크 상페 원작의 프랑스 대표 싹퉁바가지 초딩입니다. 그래도 미국대표인 개구장이 데니스나 일본대표인 크레용 신짱에 비하면 100배 양반이지요.
니콜라가 데니스나 신짱과 다른 점은 다른 둘은 동급생 레벨을 훨씬 뛰어넘는 독보적인 싹퉁이어서 언뜻 괴물처럼 보이는 데 반해 니콜라의 싹퉁은 그 나이 나름대로 열심히 생각한 것이 현실과는 맞지 않는 바람에 벌어지는 비극들. 그니깐 이해할 수준이라는 거.
꼬마니콜라 시리즈를 꽤나 사모은 것 같았는데 지금은 한 권도 없네요. 워쨌을까.;;
장 자크 상페의 너무너무 귀여운 원화를 이용한 오프닝은 좋았습니다. 초반에 즐겁게 몰입하다가 중간에 답답, 마지막은 화목으로 끝맺음. 지모평점 별 셋 반+반바지 서비스 평점 별 반 개. 합이 별 넷.

 

전개는 니콜라 중심과 부모님 중심으로 나누어 같은 시간대 안에서 벌어진 두 가지 전개를 교차편집하고 있습니다.
니콜라는 요즘 부모님 금슬이 좋아진 걸 엄마가 동생을 가졌기 때문이라고 착각합니다. 그리고 어느 동화에서 보았듯 동생이 태어나면 자긴 숲에 버려지는 게 아닐까 걱정하지요. 그런 니콜라를 위해 친구들은 '니콜라를 돕는 모임'을 만들어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동생을 어떻게 처치할까 함께 고민합니다.
동시간대, 니콜라 부모님은 직장에서 어떻게 봉급을 올릴까, 어떻게 승진할까. 어떻게 남편을 사장님 눈에 들게 할까, 사장님 사모님한테 구질하게 보이면 어쩌지 등등 어른다운 고민에 흠뻑 빠져 있지요.
이 두 가지 줄기가 때로는 독자적으로 전개되고 때로는 서로 부딪혀 비극을 만들기도 하면서 러닝타임을 채웁니다.
 
카피문구가 어른을 위한 동화라지만 어른 입장에선 민망해서 눈뜨고 보지 못할 광경이 속출.
고양이째로 커튼을 말아 세탁기에 처넣는 씬 같으면 애가 보기엔 만화 같아서 즐겁겠지만 어른은 등골이 오싹해집니다. 그렇다는 이야기예요. <나홀로 집에>에서 도둑들이 너무 비참해서 이거 18금 때려야 되는 거 아니셈이라고 외친 새가슴 어른 여기 있습니다. 니콜라, 그러면 안돼. 그건 안돼. 다시 생각해. 영화나 드라마에서 민망한 상황이 나오면 괴롭다 못해 온몸이 비비 틀리며 채널을 돌리는 타입이라면 분명 고문으로 느껴질 시간대가 있습니다. 가없는 소년애로 어쩌든지 버텨 보도록 해요.

 

이 작품의 미덕은 좋았던 시절에의 향수일까요. 원작의 시간대로 영화화를 했으니 때르릉 소리가 벼락치듯 울리는 다이얼 전화기가 있던 시대입니다. 이 시절에 무엇이 좋았냐 하면요. 왕따가 없었어요. 소쿨족도요.
돈많은 애나 공부 잘하는 애가 평범한 애를 '수준 안맞아' 하면서 가까이 하길 꺼리거나
반대로 평범한 애들이 범생이나 부자를 보고 '아니꼬워' 하면서 따 시키는 분위기는 없어요.
니콜라의 악우들은 공부 못하는 애도, 부자도, 뚱보도, 싸움 잘하는 애도 있지만 그게 친구들을 가르는 기준이 되지는 않습니다. 그냥 그 아이의 개성이죠. 친구의 배경이나 못난 점 따윈 같이 노는 데 아무런 영향도 끼치지 않아요. 그런 점이 훈훈해서 약간의 말썽 정도는 '아이쿠 애들아' 하면서 즐겁게 볼 수 있었습니다.

 

아들팀 부모팀이 양쪽으로 엉망진창으로 사건을 일으키다가
각각 꼴찌 클로테르의 화려한 반전과 니콜라 아버지의 식탁 재롱씬으로 훈훈하게 마무리합니다.
애나 어른이나 결국 소중한 일상을 지키기 위해 매일 자기 나름의 전투를 벌입니다.
가끔 삽질하거나 자살골 넣을 때도 있지만. 인생은 예측불허, 그래서 삶은 그 의미를 가진다(A4)굽쇼.

 

 


 

지모의 남자구경 역사에서 기억에 남는 프랑스 남자란 파리나무십자가 소년합창단과 꼬마니콜라 정도.
프랑스 남자 하면 왜 딱 떠오르는 이미지가 없을까요. (프랑스 여자는 도도하다는 이미지)
영국남자는 모성애라도 불러일으키고 독일남자는 금욕적인 매력이라도 있지.
아, 영화 <토탈 이클립스>에서 봤던 아르튀르 랭보는 꽤 매력적이었어요. 배우가...
...미국인이구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프랑스 청년들 분발바람. 프랑스남 하면 떠오르는 제라르 드빠르듀는 이미 은퇴했잖니.

 

 

 

추신 : 전연령 영화는 밤에 보러 갑시다.

댓글 16개:

  1. 비밀 댓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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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원작을 재미있게 읽었던 추억이 떠오르는 군요. 소설을 읽으면 요즘은 유럽에서도 손꼽히게 자유분방한 분위기인 프랑스 학교도 당시엔 엄청 권위적인 분위기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영화에선 어떻게 나오는지 모르지만 원작의 선생들은 초등학생들한테 체벌도 하고 매사 명령조로 윽박지르는 말투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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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Anonymous - 2010/02/07 21:09
    감사합니다. 덕분에 고쳤습니다. 토탈이클립스는 랭보가 주인공이었죠. 잠깐 착각했네요. 그러니까 제 안에서 랭보나 지드나 그사람이 그사람으로 느껴진다는...orz

    보면서 손발 오골거립니다. 어른이 된 후에는 어른의 실패가 개그가 아니라 그저 가슴아프게 다가오는걸요, 눈뜨고 못볼 정도로.

    반바지 평점 뺴면 3.5니 좋은 평을 준 건 아니에요. 그렇지만 니콜라를 재미있게 읽은 팬층에게는 나름 의미가 있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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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Y_Ozu - 2010/02/07 22:26
    영화에서도 그렇게 나와요. 부이용 선생님의 말버릇이 "너희는 이 나라의 수치야!"랍니다. 분위기가 엄해도 자유분방해도 애들은 항상 말썽을 피우는 법인가봐요. 블레이저 교복을 좋아해서 눈이 즐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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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재미읽게 읽어내려가다가 마지막 말씀에 절절히 동감하고 말았습니다. 흑, 맞아요, 전연령영화는 역시...ㅠ.

    요즘 영화개봉을 틈타 꼬마니콜라를 온갖 인터넷 서점에서 할인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살까말까 고민중이어요. 이 기회에 조카애들에게 선물이라도 해줄까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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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전연령 영화는 밤에...네...그렇지요. 그것이 진리지요.

    프랑스판 짱구는 못말려? 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릴때 이거 봤던거 같은데 이젠 기억이 가물가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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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천만년만에 스리슬쩍 인사차 들렀습니다. ^^;

    꼬마 니콜라. 추억의 이름입니다. 제게 꼬마 니콜라는 혼자가 아니라, 딸린 식구 많은 추억입니다. 신부님 신부님 우리 신부님,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 꼬마 철학자, 홀로서기 그리고 찰리 채플린 등등이 줄줄이 엮여있어요. 어떻게 보면 저는 참 운이 좋은 사춘기를 보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시절엔 책방에 들러서 어 이거 재밌겠다 한 권 두 권 책을 사다 밤새 읽고 친구에게 빌려주고, 빌려보고...

    극장에서 내려가기 전에 볼 수 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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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lukesky - 2010/02/08 09:43
    라이온킹과 해리포터에서 뼈저리게 데었음에도 불구하고 몇년만의 전연령인지라 그만 깜빡 잊고 훤한 시간에 보러 갔었습니다. ㅠ.ㅜ

    전용박스까지 있는 세트서적을 싸게 팔더라구요. 조카분께 선물하시고 안읽으면 다시 회수해서 루크스카이님이 보세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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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모노 - 2010/02/09 02:08
    암먼요, 진리입니다. 뼈에 새겨야 됩니다.

    짱구는 어른들 속 뒤집는 게 재미있고 니콜라는 친구들끼리 툭탁툭탁하는 게 재미있어요. 원작소설엔 어른들이랑 엮이는 것보다 친구들 이야기가 더 비중있게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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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시온 - 2010/02/15 19:20
    조막만한 것들이 선생님한테 마담,마담~ 맏머아젤 맏머아젤~하니깐 귀엽더라구요. 어른들 불어는 아무래도 좀 부대끼는데 ^^;

    코러스가 프랑스 영화였군요. 합창단 반바지...으음... 메모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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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레이 - 2010/02/10 18:18
    아프시단 소식보다 소식이 좀 뜸하신 편이 백배 낫죠. 넘 바쁘셔서... 잘 지내시죠? ^^

    우리 사춘기가 좋았던 점이 천원짜리 이천원짜리 문고판이 있었다는 거... 지금 보면 글자 너무 작은데 그땐 전혀 그런 생각 안하고 재미있게만 읽었어요. 지금 애들이 라노베로 달리는 것도 문화가 바뀐 것도 있겠지만 책값 요인도 무시 못할 거예요. 그땐 만화책도 다 천원 했는데 흑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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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예전에 즐겨 읽었는데 지금은 그 책들을 구할 수가 없게 됐네요..

    삽화도 너무 귀여워서 정말 여러번 반복해서 읽었어요.

    말썽 피우는 것도 귀엽고 선생님이 힘들어하시는 상황도

    재밌고 이래저래 저한테는 아기자기한 작품으로 기억합니다.

    근데 영화도 나온 줄은 몰랐네요. 니콜라가 제 상상 속에서만큼

    상큼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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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신년인사도 못드린채;(..)댓글 다네요.^^//구정이있으니!새해복 많이받으세요~^^

    꼬마니콜라..저도 어린시절 너무 좋아했는데, 집에 책이 한권도 없어요.(웃음)..아마 학원에 가서 친구 기다리며 책꽂이에 꽂혀있던 걸 읽었던 탓인듯 합니다.흐흐. 얼마전 라됴에서 이동진 기자님 하신 말씀을 들어보니, 아이들이 전문배우가 아니라고 하더라구요~그래서 아이다운 모습.그야말로 친구들과 노는 모습을 담을 수 있었다는 말에 아직 전 영화를 보지 못했습니다만 기대중이에요~~간만에 훈훈한 엄마미소 지으며(응?)볼 수 있는 영화인거 같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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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아이들도 귀엽고 불어가 좀 많이 신선했습니다^^;;;;뜻은 몰라도 맨날 듣는 영어와 일본어 등이 아닌 불어라 이상하더라구요; 많이 신선하고 낯설고;





    프랑스 영화는 코러스란 영화밖에 기억이 나지 않아요. 그 영화도 생마르크합창단 아가들이 반바지 차림으로 뛰어다녔는데....크,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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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상실땡이 - 2010/02/11 10:48
    당시에도 그게 참 인상적이었어요. 삽화가랑 작가랑 같이 원작자 대우받는 거... 그림이 너무 귀여웠지요. 학교생활이나 방학캠프 같이 생경했던 외국어린이 생활 훔쳐보는 맛이 있었는데 지금 생각해 봐도 아이 입장에서 잘써진 작품이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러니까 스테디셀러겠지만요. 포스터 보시면 아시겠지만 니콜라 참 잘생겼습니다. 그래서 외려 클로테르한테 집중하면서 봤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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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 @힐데 - 2010/02/12 03:44
    힐데 님도 복 많이 받으세요~. 올해 설은 연휴도 짧고 발렌타인도 겹쳐서 분위기가 좀 싱숭생숭하네요. ^^

    좋은 책을 꽂아두는 학원 다니셨네요. 전 다 샀는데 왜 없을까요... 하기사 그런 책이 한두권은 아닙니다만;;;;

    전문배우가 아니군요. 그런데도 저렇게 다리 잘빠진, 아니..; 개성있고 귀여운 아이들을 잘도 모았습니다. 내용이 마음에 꼭 들진 않지만 원작값만 해도 별 한개 먹고 들어가는 영화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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